산타 믿으면 멍텅구리래요..
우리집의 막내딸은 이번이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입니다..
내년이 되면 중학생이 될 나이 이지요..
그러나, 오늘 날 까지도..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믿고 있을 정도로 순진한 아이랍니다.
그런데, 저녁 먹고 휴식을 취하면서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데..
생뚱맞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아빠..산타 할아버지가 아빠 엄마예요?"
"??? 엉..무슨 소리야..아빠의 엄마는 할머니지..."
"아니, 그게 아니고..아빠나 엄마가 ..선물 주면서 산타 할아버지가 다녀가셨다고 하는 거잖아요.."
"그럴리가..산타 할아버지가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거지..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와서..
굴뚝으로 들어 와서 잠자는 아이들 머리 맡에다가 선물을 주는 거란다..."
"에이..아파트에 굴뚝이 어디 있어요?"
"굴뚝이 없으니, 산타 할아버지가 못 오시는 거지..아빠가 어렸을 때는 산타가 자주 왔었다.."
"아닌데..선생님이 그러셨어요..산타 할아버지는 엄마나 아빠라고요..아직도 믿는 사람은 멍텅구리래요.."
"요즘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 하시는구나.."
무엇인지 모를,,응어리가 머릿속 한쪽 구석을 짓누릅니다..
씁쓸 하다고 하여야 할까요?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아직도 저의 눈에는..마냥 어린 아이로만 보이는데..
그 나이 또래에는 산타를 믿어서는 안되는가 봅니다..
언뜻 뉴질랜드에서 맞았던 성탄절이 생각이 납니다..
성탄절 이브..
그날도 역시 늦은 퇴근길...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오네흥아(ONEHUNGA) 지역에 있는 푸드타운에 들렸습니다..
한참, 쇼핑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긴급 방송을 하는 것이 었습니다..
대충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현재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자기네 집을 출발 해서..선물을 가득 싣고...루돌프 썰매를 타고..
어느 지점을 날아오고 있으며..몇시경에 오클랜드 어느 지점에 도착 할꺼라는 방송이 었습니다.."
쇼핑을 하던 모든 사람들이 남녀 노소 구분 없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지요..
저 역시..마치도 산타가 진짜로 있어서..
하늘을 날아 오는 듯한 그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기분이 마냥 들뜨는 것이 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실재로 존재 하던..아니면 가상의 인물이던..
그런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저 성탄절을 맞이 하여..
축제 분위기에 젖어 들면 되는 것 아닐까요?
종교나 종파를 초월 하고..
믿음과 불신을 초월하여..
크리스마스라는 세계적인 축제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면 되리라 생각 합니다.
애써서 부정하며..산타를 믿으려는 순수한 마음에 찬물을 끼얹을 필요까지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크리스마스는 그저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 주고, 일년내내 안다니던 교회 지만..
그날 교회를 가면 영화나 연극을 상영해 주고..
먹을 것도 많이 준다는 추억을 간직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는 지금과는 달리..
평상시에는 영화나 연극이라는 문화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없는 시절이다 보니..
그 당시 보았던 영화나 연극은 아직도 머릿속에 가물가물 거릴 정도 입니다.
물론,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케잌을 만들고, 과자를 사다 놓고.
지금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도 형제 자매들의 정성이 살아 있는 색종이로 만든 추리와..
몇년째 써온 깜빡이등 앞에서...
식구들만의 파티를 즐기고는 했지요..
크리스마스의 깜빡이는 불빛아래..
웃고 떠들고 놀다가 잠이 들면..
언제나 머리맡에는 산타의 선물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 선물이 산타가 아닌 아버지의 선물이 었다는 것을 언제 부터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에 없습니다.
그 누구도 일부러..
이세상에 산타가 있다고 믿는 것은 바보, 멍텅구리나 믿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차차 나이가 먹어 감에 따라..
그냥 깨닫게 되고..
산타를 오랫동안 믿었다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그런 어린 시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오히려..지금도 산타의 존재를 믿고 싶어 집니다..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더 더욱...오늘밤에 산타가 다녀 갔으면 좋겠습니다..
산타를 그리워 하는 마음은.....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마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수레 가득...선물 담아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