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왼손, 오른손의 법칙.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어느새 회원 숫자가 140명이 되었습니다.
제가 중대장이 된 기분이네요..
언젠가는 회원 숫자가 대대급, 연대급. 사단급이 되서 저도 사단장이 되고 싶네요..한마디로 별을 다는 것이지요..
숫자가 뭐가 중요하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입장이 되다보니 하루 하루 회원들이 늘어나면 기분은 아주 좋답니다.
기분이 좋아서 오늘은 미리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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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있어서 습관이란 것은 정말 무서운 것이다.
세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이 버릇이나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있다.
한번 머릿속에 박힌 관념은 버릇만큼이나 바꾸기 어려운 것임을 새삼 깨닫게 해준일이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 본체를 오른 쪽에 놓고 모니터를 왼쪽에 놓고 사용을 할 것이다. 물론 모니터 밑에 깔리는 본체는 제외이지만 하물며 왼손 잡이임을 자처하면서 마우스를 왼손 잡이용으로 바꾸는 사람들 마저도 본체는 오른 쪽에 놓고 써야지 되는 줄만 알고 있는듯 하다.
얼마전에 컴퓨터를 재배치를 하면서 7번 부터 12번 까지 6대의 컴퓨터를 본체와 모니터의 위치를 바꾸어 보았다.
물론, 실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본체와 모니터를 바꾸어 놓았지만...
실지로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어느 정도 무서운 것인지 체험하게 되었다.
100 이면 100..오른 쪽에 있는 컴퓨터의 스위치를 켠다.
그리고는 마냥 기다린다..
한참 있다가 카운터를 쳐다보고 소리 지른다..
"아저씨 여기 컴퓨터가 안켜져요,,"
"여기 모니터와 본체에 번호가 써있자나요..왼쪽에 있는게 이 모니터랑 짝이예요.."
"@@"
"다음에는 실수 하지 마세요.."
그나마 오른 쪽 자리가 비어 있을 때에는 괜찮치만 한참 잘 사용하고 있는 오른쪽 컴퓨터를 꺼버리는 비상사태가 심심치 않게 발생을 하고는 하였다.
피방 반장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손님이 화장실을 가면서 한마디 한다..
"아! 미치겠네..한시간만에 자유지대 들어가서 막 혈 받으려는데 확 꺼버리네.."
"옆사람이 잘못 눌렀구먼...저사람은 매일 오는 사람인데도 그러네..올때마다 실수 해서 매일 이야기 해주는데도 그러니, 머리가 안따라 주나봐요..이해해요.."
궁여지책으로 손님이 들어와서 7번라인으로 가서 앉으려고 하면 모든일을 팽개치고 달려가서 컴퓨터를 켜주었다..특히 처음 오는 손님의 경우에는 더욱 조심할 수 밖에는 없는데..
컴퓨터를 켜주면서 이야기를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부팅을 시킬 때는 오른 쪽 컴퓨터의 리셋 버튼을 눌러 버린다..'악' 하고 소리 칠 시간도 없이 그냥 리부팅 되버리는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를 바꾸어 놓은지 벌써 두달 정도가 되어 가지만 아직도 긴장을 잠시도 늦출 수 없다.
그래도 고정관념에 덜 물들은 아이들의 경우는 적응해 가는 속도가 무섭도록 빠르기에 실수를 하는 아이가 거의 없어져 가지만 성인들의 경우 하루에 몇건씩은 꼭꼭 터뜨리고 있다.
그럼, 쥔장인 나는 어떨까?
아이러니 하게도 나역시 마찬가지이다.
내 손으로 바꾸어 놓고, 매일 그런일을 겪고, 긴장을 잠시도 늦추지 않으면서도 나 역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것 같다.
컴퓨터를 포멧하고 새로 윈도를 설치하거나 게임 프로그램을 설치 하여야 할 때가 있다..
오른쪽 컴퓨터의 시디롬에 시디를 넣고 하염없이 기다린다.
'시디롬이 고장났나? 왜 실행이 안되지..?'
'이상하네 어제 까지만 해도 잘 됐었는데..'
'A 드라이브도 안돼나봐..부팅이 안돼네..'
'컴터를 뜯어야하나..아차차..이쪽이 아니지..'
이건 건망증이나 치매가 아니다..
고정관념에 푹빠진 때문이다..
본체는 오른 쪽에 있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언젠가는 극복 되어야 할 텐데..
극복이 안되고 있다.
컴터와 컴터사이에 칸막이를 하여야 할 것인가?
아니면 본체를 책상 아래에다가 내려 놓아야 할 것인가 목하 고민중이다.
그것도 아니면 다시 원래대로 바꾸어 놓아야 하는지..
오른쪽에 본체 왼쪽에 모니터라..
아마도 이것은 컴터가 없어질 때까지 가지고 가야할 고정관념 일 것 같습니다..
...
오늘 우리집에 단속 나왔더군요.
미짜 단속이요.즉 미성년자 단속말입니다.
10시 30분경에 세사람의 남자가 들어오더니 저한테 어떤 증을 보여 주더군요..
'경찰...' 공무원증 같은 것 말입니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순간 아차 하더군요..
그시간에 만화를 보느라고 미쳐 신경을 쓰지 못했던것 같았거든요..
"잠깐 둘러 보겠습니다.."
"네, 돌아 보세요.."
세사람이 한 바퀴 돌아보고 카운터로 왔습니다.
"우리집은 2년 영업하면서 출입금지 시간에 미성년자 받은 적 한번도 없어요..제가 일일히 체크 하거든요.."
"네, 수고 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담에 또 오세요.." 헉,,지금 무슨 소리지..담에 또오라고..습관은 빨리 고쳐야 하는데..
어쨌든 갑자기 단속을 나오더라도 평상시에 철저하게 미성년자를 걸러내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미성년자는 있을 수가 없었지요.
단속하는 분들이 가고 나서 두세군데 전화를 했지요..
"버추얼 시티인데요, 지금 미성년자 단속하고 있어요..다시 한번 점검 해보세요..혹시라도 평상시때 잘하다가도 재수 없게 걸리는 수가 있자나요.."
"우리집에는 아무도 없어요..전화 고마워요.."
손님이 아무도 없다는 이야기 인가? 미성년자가 아무도 없다는 이야기 인가?
엄청 헷깔리네..
미성년자 출입금지..
이것 사실은 엄청 열받는 법이다.
기를 쓰고 속이고 출입하려는 미성년자와 악착같이 막으려는 쥔장들이 있는 곳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일년내내 죽도록 막았지만, 속이고 들어온 미성년자 때문에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한순간 단속에 걸리면 그 순간 부터 쥔장은 속터지는 신세가 되버리는 것이다.
속은것도 약오르는 판에 속인 넘들은 유유히 빠져 나가고 속은 쥔장들만 영업 정지내지는 과징금을 내야하고 경찰서다 구청이다 불려다녀야 하고..
뭔가 빠진듯한 법이다.
이왕지사 악법도 법이라고 법을 만들었으면 공평성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속인넘이나 속은 넘이나 같이 달려 들어가야한다.
속은 넘이 무슨 죄가 있으려마는 악용하는 넘도 있을 수 있으니 속인 넘이나 속은 넘이나 똑같이 처벌을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현재는 속은 넘만 처벌을 받고 있는데,
속은 넘도 속인 넘도 다 같이 처벌 받는 다면 상습적으로 속이려는 넘들도 줄어들테고 순진하게 속는 넘도 줄어드리라 생각된다.
범죄는 예방이 최선책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 쥔장의 생각이다.
근데, 척보기에도 미성년자..아니, 아예 초딩까지도 버젓이 받는 비양심적인 쥔장들이 존재하기때문에
법은 안타깝게도 속는 넘을 순진해서 속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비양심적이고 비도덕적으로 돈에 눈먼 악덕 업주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쥔장들 정신 차리소, 돈 몇푼에 양심 팔다가 된서리 맞지 말고 양심껏 삽시다, 싸잡아서 똑같이 취급 받기 싫으니까요.."
앞으로는 미성년자 출입시간이 조정이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부모님 동의서만 있으면 출입을 할 수도 있게 된다고 한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만 하겠지만 거의 법개정이 이루어 지려고 하는 것 같다.
덧 붙여서 쌍벌죄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속는다는 것은 별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쌍벌죄가 적용된다면, 최소한 상습적으로 속이려는 넘들은 없지 않겠는가?
보너스로 미성년자 판별법및 퇴치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1.척 보면 안다.
2.몇번 당해 보면 안다.
3.처음보는 사람은 무조건 민증 검사를 한다.
4.민증이 없으면 각서를 받는다.(당신이 모든 책임을 다 진다는 무시무시한 각서를 만들어 놓고 서명 날인을 받는다.)--단, 웬만하면 민증 없으면 그냥 돌려 보내는게 더 나을 수 있다.
5.미성년자가 끝나는 생일날 야간에 신분증 가지고 오면 그날 야간 정액을 무료로 해준다고 한다.(확실하게 구별을 함과 동시에 확실한 단골 손님으로 만들 수 있다)
6.지난번에 각서만 쓰고 민증 안가져 온 사람은 올 때마다 민증검사를 하고 각서를 쓰라고 한다.(귀찮아서라도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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