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가격 올리기......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안녕하세요?
벌써 몇개월이 후다닥 흘렀군요....
저는 지난 주에 귀국을 하였습니다..
일요일 새벽, 인천 공항에 도착 했습니다.
밴 택시를 탔는데...6만원 달라고 하더군요..
몇마디 하고 5만 5천원에 흥정을 끝내고 주차장을 벗어 나자 마자 안개에 휩싸였습니다..
아 ! 순간적으로 쫄았습니다..
다른 차들은 간신히 가는 듯 마는 듯 깜빡이만 깜빡거리는 듯 한데..우리가 탄 차는 마구 마구 추월을 하면서 앞으로 나가는게 아니겠습니까....
자그마치 시속 70키로로 달리는 것이 었습니다..
너무 긴장 되서 기사 분에게 말 한마디 못 부치고 집에 까지 왔습니다..
무시무시한 안개 터널...무사히 집에 돌아 오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 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한국에서의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루 하루 지내고 있습니다.
요번 기회에 칼럼에 좀 더 많은 글을 올리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근데, 휘발유 값이 왜 이렇게 비싼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군요..
뉴질랜드는 1불 전후 이거든요...
이 가격도 거의 몇년간 동결 된 요금 인듯 합니다..
1불이면 지금 650원 정도 하니까 이곳 요금의 절반도 못 되는 가격이네요..
이라크 전은 우리나라만 하는게 아닐 터인데...
저녁 뉴스를 보면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그럼 다시 지난 날을 되새기면서 피방이야기로 돌아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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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이야기 했지만 휘발유 값은 무지 자주 무지 많이 올라 있는데.......
피방 요금은 항상 제자리 인듯 하다..
나는 피방을 오픈해서 뉴질랜드로 떠날 때 까지 1000원을 고수 하였다.
원래 우리 지역은 1500원의 요금이 형성 되어 있었다.
처음 피방을 오픈 하기전...
동네의 요금을 확인 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피방으로 놀러 갔었다(사실은 염탐..)
그날이 아마도 가게를 계약한 날일 것이다.
아들 손을 잡고 갔다. 옆 피시방은 어떻게 생겼는지,
서비스는 어떠 한지, 가격은 얼마 인지 ?
무지 무지 궁금했다
좁은 공간에 피시를 많이 집어 넣다 보니 자리에 앉으면 내 의자와 뒤에 앉은 사람의 의자가 서로 닿아서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서로간에 피해를 줄 정도였다.
맨 끝에 앉은 사람이 화장실을 한번 가려고 하면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 수 밖에는 없는 구조였다..
서비스?
초등 학생이 몇명 있었는데, 떠든다고 무지 구박을 하고 있었다.(불쌍한 초등학생들...)
한 시간 정도를 하고 요금을 물어 보니 시간당 1000원 씩이란다..
흠,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
시간당 천원이라니...처음 피방을 하려고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1500을 염두에 두고 손익 계산을 따졌는데..천원이라니...시간당 천원이라니......
시작도 하기 전에 수입의 3분의 1을 날렸다.
할 수 없지 대세에 따라야지..
그래서 책정된 금액이 천원 이었다.
거기다가 야간에는 정액 요금이라는 것도 있었다.
밤 10시 부터 다음날 10시 까지 12시간 7000 원이라는 파격적인 정액제.......
나는 정액시간과 요금을 바꾸었다.
밤 12시 부터 다음날 8시 까지 8시간 5000원..컵라면 한개 무료 제공...
이 요금은 그후로 오랫동안 동네 표준 요금이 되었다
가끔씩 가격 경쟁이 붙은 대학가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싸다 비싸다 하는 논쟁이 되기는 했었지만....
그럭 저럭 버텨 나갈 만한 요금 이었던 듯 하다.
약 일년후 바로 옆건물에 새로운 피방이 오픈 한다는 이야기 가 들렸다.
가격도 내린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나보다 먼저 영업 하고 있던 피방 사장님을 먼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역시나 그 사장님도 그러한 소문을 들은 모양이다..
여차 하면 같이 가격을 내릴 태세를 갖추고 계셨다..
한참 공사중인 새로생길 피방으로 달려가서 그곳의 사장을 만났다..
생각 보다는 젊은 친구였다..
셋이서 근처의 갈비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시작 했다.
그곳에서 간단히 아주 간단히 담합을 했다..
절대로 가격만큼은 건드리지 말기로..
바로 옆건물에 피방이 들어선다고 해도 말릴 수는 없지만, 가격 만큼은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이야기 하였다..우리 어느 한집이 내리는 순간, 그것은 비단 우리 세집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지역 모든 피방의 생존이 걸리게 된다는 결론 이었다..그래서 일차적으로 닥쳐왔던 가격 위기를 극복 하게 되었다.
그래 이제는 가격을 올려야 할 때가 다가 온듯 하였다
우리만 올려서는 전혀 쓸데 없는 듯 하여서...
동네 피방을 돌기 시작 했다..
일단은 전체적인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서..
근무가 끝난후..또는 근무를 시작 하기전에..
집에 출퇴근 하는 시간을 이용해서 동네의 모든 피방을 들렸다..
우리 동네만이라도 조금씩이라도 가격을 올려서 현재 피방에 닥치는 위기를 극복 해보자고 이야기 하였다.
약 80프로 이상은 찬성을 하는 분위기 였다..
시간당 200원 씩만 올려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 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가격을 올리기 위한 회의를 하려고 날짜를 잡고 장소를 정했으나, 그곳에 모인 피방 쥔은 6명 뿐이 었다..
먼 이야기 이다..
뭉친다는 것 자체가 먼 이야기 였을 뿐이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 다르고, 서로의 생각이 다 다른 살벌한 경쟁 체제 일 뿐이 었다..
잠 안자고 한명 한명 만나서 이야기 했던 것은 그냥 물거품이 었을 뿐이 었다.
그래서 그냥 백지화 되었다..
흐지 브지 되고 그날 모인 쥔들 피방끼리 5만원씩인가를 걷어서 한 사람에게 삼십만원을 몰아 주는 즉석 게임 대회를 개최하였다..
종목은 스타크래프트..
단 판 승부제...
그날 따라 우리 피방에 스타를 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시간에 들어온 손님 중에서 좀 잘한다 싶은 손님을 출전 시켰으나 그냥 지고 말았다..
좀 더 발전을 시키면 좋은 이벤트가 될 뻔도 한 아이디어 였는데..단발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어쨌든 같은 지역에서 같은 업종 쥔장 끼리는 서로 만나기도 힘들고 만나도 껄끄러울 뿐이라는 것을 경험 하고 다시는 모임을 주선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또 다시 얼마후....협회 임원이라는 사람이 찾아 왔다..
물론,또 다른 피방의 쥔이기도 하다..
지역적으로 그 피방은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대규묘 상업 단지에 자리한 유동인구가 많은 중형급의 피방이 었다..
그 쥔장의 아이디어로 우리 지역 전체 피방이 가격을 올리기로 하였으니 협조를 해 달라는 것이 었다.
아니, 협조가 아니라 강제적으로 참여를 하라는 것이었다..
만일에 참여를 안하게 되면 참여를 안하는 피방 앞에서 무료 쿠폰을 뿌리는 등 제재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었다..내가 이 지역에서 모임을 주선 한 적이 있으니까..다른 쥔장들을 모아 주면 자기가 그것에 대해서 설명을 한 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번 모임이후 나의 생각은 많이 바뀌어 있었다..
지금은 전부들 경기가 안좋다고 하는 때이니 만치 가격 올리는 것은 고려 해보아야 한다는 생각 이었다.
더구나 다른 쥔장들의 여론은 들어 보지도 않고 협회를 끼고서 가격을 담합 한다는 것은 절대 찬성 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더구나 가격을 올리자고 하는 쥔장의 피방은 유동인구가 월등히 많은 상업 지역이기에 가격500원에 민감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이곳 같이 조금은 폐쇄 된듯 한 지역 단골을 주 기반으로 장사를 하는 곳에서는 500원이라는 인상 금액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리라 예상이 되었다..
그 당시 나의 의견은 500원이라는 일시적인 금액 인상이 아니라...
기존 가격은 1000원으로 유지 한채...
리니지나, 바람의 나라등 유료 온라인 게임만이라도 200원 씩 인상을 해줄 것을 요구 하였다.
간단히 생각 해서 온라인 게임은 원가가 많이 들어 가는 장사인 만큼 당연히 2중 가격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이었다..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사람이나 리니지를 하는 사람이나 같은 1000원을 받는 다면 얼마나 불공평한 요금 체제란 말인가?
그러나 이러한 나의 의견은 거의 받아 들여 지지 않고
무작정 500원을 일시에 올리자는 이야기 뿐이었다.
"쥔장님.! 자신 있어요? 우리 담합에 걸려요...담합이 먼지는 아시겠지요?"
"더구나 가격표까지 일률적으로 만들어서 피방에 걸어 놓자고요? 저는 빼고 하세요....."
그냥 벗어 나왔다..
그 가격표에 찍힌 게임 회사 마크를 보고..뭔지 모를
답답함을 느꼈다..
처음 협회의 모임이 있을 때 부터 느꼈던 그 답답함이 었다.....
모임은 언제나 그러했다..
진짜 중요한 안건은 얼마 되지 않고.....
인플넷 닷컴 같은 주식 사라는 이야기와 피방 관련 회사 의 광고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그런 모임, 그런 회의..암울하고 답답함 그대로 였다..
피방을 영화관으로 만드는 이야기며, 인터넷을 더 빨리 해주는 서버와 뮤직 시디 판매기를 사라는 이야기등... 글로 담기 싫은 이야기들이다..
얼마전 피방 쥔장들의 교육 받은 이야기를 들었다..
손에 손마다 광고 전단지를 한아름씩 안고 돌아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쨌든 나와 우리 동네 근처 모든 피방이 하나도 참여 하지 않았건만..
그날 이후로 피방 관련 사이트에 접속 해보면 우리 지역 전체가 가격을 올린 것 처럼 누군가가 열심히 작업을 하였다..
그 후로 게시판의 글들을 잘 믿지 않는 나쁜 습관이
생겨 버렸다.
오늘은 피방 체인점 사이버XX 대표가 돈 싸들고 태국으로 튀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곳에 관여 된 피방 쥔장들이 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근처 새로 생긴 사이버XX 피방은 어쩌란
말인지...또 다시 답답해 지네요..
뉴질랜드에 있을 때 얼핏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국 쪽에서 경제쪽으로 일하는 사람에게서 IMF 때의 그 신호를 감지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려운 때일 수록 좀 더 돕고 살아야 겠지요..
아끼기만 해서는 경기가 살아나지 않겠지요..
무작정 아끼기 보다는
지혜롭게 쓰는 쪽을 택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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