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으로

어린 시절 세번의 가출을 경험 하다( 그 첫번째 경험)

두리아빠119 2010. 10. 13. 12:16

가출을 경험 하였던 것..

세월이 지나니...그 것도 추억이 되는 군요..

제게는 약 3번의 가출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청소년들의 가출과는 또 달랐던 그 시절의 가출 이야기 입니다..

벌써...삼십여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


아..어렸을 때는 제법 잘나갔었습니다...

오너 드라이버에 미모의 두 츠자... 


첫번째..가출,,,,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 5학년 아마도 열두살 이었겠지요...

그 시절..

저는 그랬습니다..

학교 공부 보다...만화를 무지 무지 하게 좋아 하던..돌연 변이 같은 아이 였어요...

학교 간다고 집에서 나가면..

학교가 아닌 만화방으로 발길을 돌렸던...문제아 였습니다.

그 당시 만화방은..하루 십원만 내면 나갈 때 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신간 만화는 따로 돈을 더 내야 했지만...

그 곳에서 하루 종일 만화를 보면서 간단한 과자 같은 것을 먹으며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을

만화와 함께 보냈습니다..

김민, 박기당...김기백..등등..

이제 그 분 작가들의 이름이 기억 나지는 않지만...

그 분들 작품들을 두루두루 섭렵 해 나가던 신나면서 짜릿했던 날들...

영원히 계속 되도 좋겠다고 생각 하면서..그렇게 몇주를 만화 방만 다녔었는데...

세상에 영원이란 존재 하지 않습니다...

어느 화창한 주말에

학교 안가고(땡땡이) 만화방에 가던 비행이..부모님과 형에게 딱 걸리고 맙니다..

매일 매일 학교 시간표 대로 책가방에 준비 해 가야 할 과목이 달라져야 하는데..

월요일 그대로 토요일 까지 손도 되지 않은 책가방 때문에..

직빵으로 걸리고 맙니다..아직 까지는 그정도의 완전 범죄(?) 저지를 잔머리가 없었던 거지요..

신나게 얻어 터지고...

목숨 만큼이나 사랑하던..바둑이를 안고 가출을 시도 합니다...

막상..집을 나왔으나..

갈 곳도 없고..

돈 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그냥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하염없이 돌아 다니다 보니..

건축 자재를 쌓아 놓은 곳을 발견 하게 됩니다..

대형 흉관.....리비아 수로 공사 할 때 쓰였을 법한 대형 흉관이 적재 된 곳을 발견 하고..

바둑이와 같이 그 흉관속에 들어가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흉관..만화 보면 거지들이 주로 들어가서 자는 대형 콘크리트 관 입니다...

어느 덧 날은 어두워 지고...

왜 그렇게 날은 추워지는지...

정말 춥고 배고팠던 기억 밖에는..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마도 통금이 있었던 시절 이었을 겁니다..

밤 12시 부터..새벽 4시 까지는 민간인은 돌아 다닐 수 없는 통행금지 시간...

그 시간 안에 집에 돌아 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바둑이를 안고..

집 근처로 갑니다..

불 이 꺼져 있는 집안...

살짝쿵..문에 귀를 대고 안에  동태를 살피는데..

누군가 황급히 뛰어 나오는 소리.....

놀래서 옆에 골목으로 도망 갔는데..

그렇게 믿었던 바둑이 녀석이 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쫓아 나온 어머니의 목소리에

멍멍 거리고 반기는 바람에 한밤의 추격전은 금방 끝나고 말았지요...

어머니 께서는   그날 저녁 내내..

못난 막내 녀석 찾아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시다가 넘어지셔서 앞니를 두개나 잃게 되셨습니다..

그저..돌아와 준 녀석이 고마워서 인지...

그 아픔도 다 잊으신 듯 하셨던 어머님...

육체의 고통 보다도 막내 녀석의 가출이라는 충격이 더 컸었겠지요...

하루종일 먼지 구덩이를 헤메느라 더러워진 몸을 씻고..

옷을 갈아 입고..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고 누워서 안도의 숨을 쉬고 나니...

밖에서는 통금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어렴풋이 들여 오더군요,,,

 

그날..

어린 녀석은 이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은 집 이라는 것을 최초로 깨닫게 됩니다.

 

그날...

어린 마음이지만..부모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아주..아주..쬐끔....


가슴이 타 들어 가셨을 어머니...............................................................................

 


참으로..어린 나이에 가출을 경험을 하였군요...

남 보다 ..좀 더 어른 스러웠던가 봐요.

어쨌든..

첫번째 가출의 경험은 어머니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겨주고..

끝나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헤푸닝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쬐금은 마음이 찡한 이야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