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으로

추억의간식)어머니의 맛..달콤한 누룽지...

두리아빠119 2010. 10. 25. 12:58

우리 어릴 때는 그랬다..

돈이 넉넉하지도 못했지만..

시중에서 쉽게 맛 볼 수 있는 간식꺼리도 많지 않았다...

한번 되새겨 볼까나...

 

동네 어귀에 하나 있던 구멍 가게...

그 곳에서 파는 간식들은 아무때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 었다..

동네 할아버지들이 귀여운 사내녀석 고추 한번 만지는 댓가로 얻어 먹을 수 있는 귀한 간식들 이었다..

소라빵..크림빵...또는 라면땅....

 

동네 골목에 어김없이 자리 하고 있던..뽑기 할머니의 기울어진 파라솔

그 곳에서는 설탕을 국자에 녹여 소다를 넣고 부풀린 다음..

어떤 형상을 놓고 꾹 눌러서 납작하게 만든 후..그 모양을 파내서 가져가면 하나 더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뽑기.,..

달고나라는 사각 당분 덩어리를 녹이다가 역시나 소다를 넣어 크림 처럼 부풀려 먹던 달고나...

녹말 가루를 물에 희석후..서서히 젖다가 젤 형태로 응고 될 무렵 캬라멜이라는 검은색 색소와 달콤한 설탕이나 당원을 넣고 만들어 먹던..

 

학교앞 문방구..

당시 국민학교에 다니 던 5년 터울의 형이 백만년에 한번 씩 사오던....

각종 부스러기 빵들을 바짝 말려서 담아 놓았던 러스크 라는 빵과자..

가끔씩 크림빵이나 초코빵이 뒤석여 있을 때에는 고소한 맛에 달콤함 까지 더해 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돈 많은 부자집 아이들이나 먹던 비닐 삼각형 급식 우유...

어쩌다 한번 맛을 보게 되면..그 고소함에 아끼고 아껴서 먹을 수 밖에 없었던 귀한 음식..

코묻은 돈을 들고..학교앞 문방구 까지 가서 사오던..

쫀득쫀득...꿀쫀드기.....연탄불에 살짝 구울라면..곱창속에 곱이터져 나오듯

터져 나오던..꿀 맛나는 어떤 액체....

 

제사 또는 명절,,,

연중 행사로 돌아 오는 제사나 명절 이면....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세상 최고인 약과

얼룩덜룩 둥글고 납작한 제사 사탕...

곳감,배,과일...

제사 한번 지내고 나면 일주일은 간식꺼리 걱정은 없었는데..

형제들과의 다툼 때문에 항상 공정하게 형제의 몫을 나누어 주시던 어머니..

근데...왜 내 사과가 더 작은 건지..(남의 손에 떡이 더 커보인다는 것이 맞긴 맞나 보다)

각자의 몫을 먹고 나면..

아버지가 술안주로 남겨 두신 북어포 마저..

간식에 허덕이는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꺼리가 된다....

제사 후 맨 마지막에 먹게 되는 북어포.....그 중에서도 머리 부분은 또 맨 마지막 자리를 차지 하게 되었다..

 

누님의 요리

여름 방학이던..겨울 방학이던...

방학식을 하고 나면 어머니는 맨 먼저..

라면 한 박스와 밀가루 한포대를 사다 놓으신다...

그 당시 우리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간식과 주식이 아니었을까?

밀가루는 누님에 의해...반죽 되어...

노릇노릇 달콤한 호떡이나...동글 동글 바삭바삭한 튀김 과자로 변신된다..

또 어떤날은 아메바 모양 형상의 수제비로 변신 되기도 하고..

고모님이 집에 들리는 날에는 손칼국수가 되기도 한다...

아..정말 밀가루 음식은 왜 그렇게 맛이 있는 건지....

요즘도..

아침에는 빵을 먹어야 하루가 시작 되는 듯 하다..

그렇다면...

라면은....물 넣고 끓여 먹어도 맛있지만..

대부분의 라면은 그냥 부셔서 스프에 찍어 먹거나...

후라이팬에 살살 볶아서 라면땅으로 변신 시켜 먹기도 한다...

너무 타지 않게 잘 볶아야지..조금이라도 타게 되면 쓴 맛도 각오 해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부셔서 먹는 라면이 킹왕짱이다....

 

아버지의 귀가 선물

늦은밤 집에 귀가 하시던 아버지는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 한통을 들고 오셨는데

자다 일어나서 그 수박을 먹은 날이면 다음날 아침은 영락 없이 요에 지도를 그리고는 했었다..

(훕...키 쓰고 소금 얻으러 가야지....)

겨울 밤에는 무엇을 들고 오셨을 까...

아..그렇다..센베이라는 과자와..넚적하고 두툼한 검은 엿 한판....그리고 군고구만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엿을 깨서 입에 넣으면 들려 오는 어머니의 목소리..

"식전 부터 단 것 먹으면 어쩌니..."

 

어머니의 간식

밥 때가 되면 항상 기다려지던...누룽지의 고소함...

그 고소함에 설탕 가루라도 솔솔 뿌려서 달콤함이 첨부 되면..

이제 그 누룽지는 더 이상 지상의 음식이 아니 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은 고소함과 달콤함에 어머니의 맛 까지도 첨부 되었기 때문이리라...

가을이 되면 밤고구마를 한 소쿠리 삶아 주던 어머니..

그 고구마를 먹기 전에는 항상 물 과 함께 먹어야 했다...

고구마가 어찌나 밤과 같은지..물없이는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환상적인 신김치를 고구마에 살짝 얹어 먹으면..오...질리지도 않고..

한소쿠리 정도는 오전이면 동이 나 버릴 것이다...

 

그렇게 한 시절이 흘러만 간다...

지금은 사진 조차도 남아 있지 않은..그런 간식도 있지만..

아직도 구하려면 구할 수 있는 간식들이지만...

지금도 그 시절 같은 맛이 남아 있을 지 궁금할 뿐이다...

가끔씩..아니 거의 매일 지금도 누룽지를 먹고 있고....

동네 할머니들이 삶아 놓은 고구마를 먹어 보기도 하지만...

그 시절의 그 맛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 부족함을 모르다 보니...

그 한방울 씩 아껴 먹던 급식 우유의 맛을 잃었나 보다..

그렇게 우리는 미각과 함께..추억도 잊어 가는 것 같다...

더 이상 머릿속에 기억으로도 남지 않을 그 시절의 미각들....

이제 이렇게 나마...회상하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