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 이야기

두리이야기--곰두리의 죽음(싸이월드)

두리아빠119 2006. 2. 15. 12:58

오늘의 글은 싸이 월드에 있던 마지막 글입니다.
이제서야 싸이월드에 있던 글을 다 옮겨 오게 되었네요.
여주로 입양 보냈던 곰두리의 죽음이라는 메일을 받고, 한동안 머리를 무엇인가로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냥 애완견이 아닌, 친구이자, 가족 같은 곰두리의 비보는 아직 까지도
나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맨위의 사진은 입양 가던 날 마지막으로 목욕후 찍은 사진입니다.
두리 이야기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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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호] 비보---곰두리의 죽음 (05.07.02 )

 



오늘 느닷없이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두리를 입양해간 여주에 사는 두리의 형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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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제목: 오늘 두리를 보냈습니다..
제가 서울에 가있던 몇일전부터.. 시름시름 앓고 그 좋아하던 사료도, 참외도, 감자도
안먹고 애가 픽픽 쓰러지면서 몸이 굳어버린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래 어제 일찌감치 서울 사무실 문 걸어버리고날아왔는데....
제가 없으니 이웃집 아저씨 차 얻어타고 병원까지 데려가신 울 어머니
병원으로부터 애가 심장발작이 오는것 같은데..
어려서부터 많이 아팠던 놈 같다고..이제 어느날 갑자기 죽을지도 모르니까
각오하라는 소리를 듣고 오셨답니다.두 녀석이 제가 오니까 기운을 내서 밥도 먹고,
저 따라 마을 산책도 하고 그랬는데...새벽 두시경에 아프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깨어나서는 거의 세시반까지 저와 어머니의 손길 받으면서 경련 일으키길 수차례...
겨우겨우 제 팔 베고 잠들었다가 아침 열한시까지만 해도 저와 함께 마을 산책다니고
우유도 먹고 그러다가....낮부터 또 까무러치기를 반복하더니 결국,
조금전 싸늘하게 식어버렸습니다.혹시 또 깨어나주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한시간이나 그대로 눕혀놓았는데...서서히 몸이
굳어가길래꽃밭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주고 왔습니다.
하늘도 구질구질한 것이 곰두리가 떠나는 모습 같습니다.
집안에 두고 "안녕~ 헝아 갔다올께" 그러면 애써 외면하면서 머리 수구리고 삐진듯이
들어가던 곰두리 모습...이제 영원히 "안녕"을 고하고 왔습니다.
곰두리 아빠 전화번호가 없어서 메일주소 찾아서 소식 전합니다.
한번도 못보시고... 마음 아프셔도 그동안 곰두리 행복하게 잘 지냈으니
이제는 잊어버리세요. 저와 엄마는 다시는 개 안키우기로 마음 단단히 먹었답니다.
더이상 보내는 일.. 그만 하고 싶어서요.곰두리 덕분에 정말 행복한 1년 보냈습니다.
정말 이쁘고 말 잘듣던 착한 놈이었는데...제 차 소리만 나면 귀를 펄럭이며 뛰어나오던 곰두리...
잊을 수 없을거에요.
전화 한번 주세요...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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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읽고, 전화를 하려니 목이 메어와서 한참을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였다.

심장이 터질 듯한 아픔과 함께..울음을 참아내려니 머리가 아파온다.

그러나 참으려고 해도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려온다.

나이 40이 넘은 내가..

두 아이의 아빠인 내가..

체중이 60킬로가 넘는 내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내가..

체중이 3킬로 정도 나가고, 불과 몇년살지 못한..

그 아이에게 이렇게 한 방에 무너지다니..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

불과 그제 저녁에 다음날 아침 그곳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어제 아침에 쏟아 지는 장마비로 인하여 며칠 연기 한 것이..

영영 너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었구나.

그래서 더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인가보다.

마지막 가는 너의 길을 내가 지켜 줄 수 있었는데..

그랬더라면 힘들게 가는 너의 길이 조금은 덜 힘들수 있었을텐데..

굳어지는 너의 맨살에 부벼 볼 수 있었더라면 내 가슴이 조금은 덜 아팠을텐데..

 너 좋아 하던 버터 바른 바께뜨를 꼭 한번 먹여 볼 수 있었다면..

이렇게 까지 가슴이 터질 듯 하지는 않았을거다.

마지막 가는 길,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였으니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나는 절대로 너를 잊을 수 없다.

너의 눈을 어떻게 잊으라는 말인지..

너의 행동 하나 하나 내 가슴속 깊이 남아 있구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내 가슴속 깊이 각인되어진, 너의 그 모습은 망각되어 지지 않으리라.

지난 날 너의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더 더욱 아픔은 선명해 진다.

너를 여주로 보내던 그날의 눈물과 너 의 소식을 듣고 흘러 나오던 오늘의 눈물로

이별의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희석 시킬수 있을까?

두리야! 잘가거라..

이제 이세상에서는 너를 절대로 볼 수 없겠지.

그래..나는 오늘밤..너의 꿈을 꾸련다..

그래서 우리 한번 신나게 달려보자..

더 이상의 숨가뿜 없이 달리는 너를 오늘밤 만나고 싶다.

휴...또 다시 눈물이 앞을 가린다.

2005년 7월 2일 토요일 저녁

 

 

 



 

 


 

그러나 두리의 페이퍼는 내 컴퓨터에서 두리의 사진이 다 되는 날까지..

불규칙하게 발행하겠습니다.

이제는 진짜 추억이 되어버린 곰두리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