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으로

추억)동시상영 극장을 아시나요?

두리아빠119 2006. 5. 17. 21:59

파주에 가면 헤이리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그 곳을 거닐 다가 영화 박물관이라는 곳에서 본 포스터 입니다..

그 포스터를 보다 보니 어릴 때 기억이 잠시 스쳐 지나가더군요..

저는 태어 날 때 부터 서울에 살았기 때문에..

꽤 많은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동네 근처에는 대영 극장이라는 동시상영 극장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개봉관은 서울 시내 중심가인 종로 3가나 충무로 퇴계로 쪽에만 있었고..

대부분의 변두리 지역에는 2류 3류 극장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지역의 중심 상권에는 2류 정도로 생각 할 수 있는 오스카 극장과 또 하나의 기억나지 않는 2류극장이 자리 잡고 있었고..조금 떨어진 곳에 바로 대영 극장이 있었습니다.

동시 상영 극장의 경우..대부분 외화 한편, 방화 한편으로 구성 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 납니다.

제가 최초로 보았던 영화는 역시 만화 영화 인 황금 철인 이 었던 것 같습니다.

온통 황금색으로 도배를 한 철인 이야기 였는데..다른 것은 전혀 기억이 나지를 않고..

철이와 영희 인가 하는 주인공들이 별따러 가자 하는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조금 날 뿐입니다.

그 당시 대영 극장이라는 영화관을 자주 갈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에서 조그만 구멍 가게를 하던 고모님 댁에..

대영 극장에서 포스터를 붙이면서 그 댓가로 초대권을 주었기 때문이지요..

보통 한번에 대 두세장정도의 초대권을 받게 되는데..

인기 있는 프로는 금방 팔려 버리고..

별로 인기 없는 초대권이 남아 있게 되면, 마지막 날 까지 기다렸다가...

안팔리면 바로 그 초대권이 제 차지가 되었던 것이지요..

근데, 문제는 동시 상영 되는 방화가 대부분 미성년자 불가 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미성년자 단속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혹시 단속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 당시 국민 학생이 었던 제가 극장을 자주 갈 수 있지 않았을 까요?

그 대영 극장은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 할 때 까지도 그 곳에서 계속 동시 상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 땡땡이라도 칠라치면, 그 곳은 또 다른 아지트가 되고는 했지요..

교복 입고, 가방을 들고..학과 시간에 들어가도..눈감아 주던..

그런 시절..가끔씩 지도 선생님들이 단속을 나오고는 했었는데..

요행인지, 불행인지..한번도 걸린 적이 없었습니다..

때로는 학교도 안가고..극장에 가면..

왜 그렇게도 그곳에는 호모 아저씨들이 많았었는지...

텅빈 극장에서 옆에 다가와 은근 슬쩍 손을 허벅지로 올려 놓는 사람들도 흔하게 마주칠 수 있었답니다..그 분들도 이제는 커밍아웃 하고 잘 사실려나 모르겠네요...

그곳에서 처음 본 영화가 황금 철인 이었다면..

그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이소룡 영화인 사망유희가 아니었나 합니다..

그 후로..

그 지역의 급격한 발전과 타지역으로의 이사로 인하여..

더 이상의 동시상영 극장에 대한 추억은 전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금은  동시 개봉관만 해도 헤아릴 수 없지 많치만..

그 당시에는 개봉영화는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 때, 한번 볼까 말까 한 귀한 행사 였습니다.

그나마도 표를 못 구해서, 암표라도 살라면 돈 안까워서 못보고 그냥 올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었지요..지금은 동네 마다 지역마다..

많은 소극장 덕분에 전세계 동시 개봉 영화도 바로 집 근처에서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정말 좋은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