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느닷없이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두리를 입양해간 여주에 사는 두리의 형에게서...
+-------------------------------------------+ 메일제목: 오늘
두리를 보냈습니다.. 제가 서울에 가있던 몇일전부터.. 시름시름 앓고 그 좋아하던 사료도, 참외도, 감자도 안먹고 애가 픽픽
쓰러지면서 몸이 굳어버린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래 어제 일찌감치 서울 사무실 문 걸어버리고날아왔는데.... 제가 없으니 이웃집
아저씨 차 얻어타고 병원까지 데려가신 울 어머니 병원으로부터 애가 심장발작이 오는것 같은데.. 어려서부터 많이 아팠던 놈
같다고..이제 어느날 갑자기 죽을지도 모르니까 각오하라는 소리를 듣고 오셨답니다.두 녀석이 제가 오니까 기운을 내서 밥도 먹고,
저 따라 마을 산책도 하고 그랬는데...새벽 두시경에 아프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깨어나서는 거의 세시반까지 저와 어머니의
손길 받으면서 경련 일으키길 수차례... 겨우겨우 제 팔 베고 잠들었다가 아침 열한시까지만 해도 저와 함께 마을 산책다니고 우유도
먹고 그러다가....낮부터 또 까무러치기를 반복하더니 결국, 조금전 싸늘하게 식어버렸습니다.혹시 또 깨어나주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한시간이나 그대로 눕혀놓았는데...서서히 몸이 굳어가길래꽃밭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주고 왔습니다. 하늘도 구질구질한
것이 곰두리가 떠나는 모습 같습니다. 집안에 두고 "안녕~ 헝아 갔다올께" 그러면 애써 외면하면서 머리 수구리고 삐진듯이 들어가던
곰두리 모습...이제 영원히 "안녕"을 고하고 왔습니다. 곰두리 아빠 전화번호가 없어서 메일주소 찾아서 소식 전합니다. 한번도
못보시고... 마음 아프셔도 그동안 곰두리 행복하게 잘 지냈으니 이제는 잊어버리세요. 저와 엄마는 다시는 개 안키우기로 마음 단단히
먹었답니다. 더이상 보내는 일.. 그만 하고 싶어서요.곰두리 덕분에 정말 행복한 1년 보냈습니다. 정말 이쁘고 말 잘듣던 착한
놈이었는데...제 차 소리만 나면 귀를 펄럭이며 뛰어나오던 곰두리... 잊을 수 없을거에요. 전화 한번 주세요...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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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읽고, 전화를 하려니 목이 메어와서 한참을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였다.
심장이 터질 듯한 아픔과 함께..울음을 참아내려니 머리가 아파온다.
그러나 참으려고 해도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려온다.
나이 40이 넘은 내가..
두 아이의 아빠인 내가..
체중이 60킬로가 넘는 내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내가..
체중이 3킬로 정도 나가고, 불과 몇년살지 못한..
그 아이에게 이렇게 한 방에 무너지다니..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
불과 그제 저녁에 다음날 아침 그곳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어제 아침에 쏟아 지는 장마비로 인하여 며칠 연기 한 것이..
영영 너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었구나.
그래서 더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인가보다.
마지막 가는 너의 길을 내가 지켜 줄 수 있었는데..
그랬더라면 힘들게 가는 너의 길이 조금은 덜 힘들수 있었을텐데..
굳어지는 너의 맨살에 부벼 볼 수 있었더라면 내 가슴이 조금은 덜 아팠을텐데..
너 좋아 하던 버터 바른 바께뜨를 꼭 한번 먹여 볼 수 있었다면..
이렇게 까지 가슴이 터질 듯 하지는 않았을거다.
마지막 가는 길,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였으니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나는 절대로 너를 잊을 수 없다.
너의 눈을 어떻게 잊으라는 말인지..
너의 행동 하나 하나 내 가슴속 깊이 남아 있구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내 가슴속 깊이 각인되어진, 너의 그 모습은 망각되어 지지 않으리라.
지난 날 너의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더 더욱 아픔은 선명해 진다.
너를 여주로 보내던 그날의 눈물과 너 의 소식을 듣고 흘러 나오던 오늘의 눈물로
이별의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희석 시킬수 있을까?
두리야! 잘가거라..
이제 이세상에서는 너를 절대로 볼 수 없겠지.
그래..나는 오늘밤..너의 꿈을 꾸련다..
그래서 우리 한번 신나게 달려보자..
더 이상의 숨가뿜 없이 달리는 너를 오늘밤 만나고 싶다.
휴...또 다시 눈물이 앞을 가린다.
2005년 7월 2일 토요일 저녁
그러나 두리의 페이퍼는 내 컴퓨터에서 두리의 사진이 다 되는 날까지..
불규칙하게 발행하겠습니다.
이제는 진짜 추억이 되어버린 곰두리의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