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연령별 분석(대딩편....)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예전에 연재 하던 연령별 분석 입니다..오늘 글을 쓰기 전에 한번 더 다져 두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재 까지의 모든 내용들은 우리 피시방에서 일어났던 실제 상황입니다.
즉, 우리집에서만 일어났던 특별한 이야기들 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 다른 곳은 이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비슷한 일이 일어 날 수는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 인가 하면요, 저의 이야기가 피시방의 모든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 입니다.
제 이야기 만으로 피시방을 바라 보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냥 부담없이 읽어 주십사 부탁 드리는 것이지요...
이상입니다...^^(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지??)


대딩..앤드 일반 청소년 이야기..
오늘은 고딩이라는 딱지를 완전히 떼어 버린 나이의 손님들에 대해서 분석을 할까 합니다.
대체로 피시방을 심야에 출입 할 수 있는 그런 나이의 손님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사회인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미숙하고..그렇다고 어리다고 볼 수도 없는 그런 손님들이지요..
언젠가 인터넷 어느 사이트에 가보니 강북 패션 강남 패션 하면서 비교 해놓은 그림이 있었다..
그때 인상적이었던 것이..
강북 패션에 대해서 풀어 놓은 이야기 중에 정체 불명의 소가죽 가방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정말 그렇다..
왜 들고 다니는지 ? 저안에 과연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소가죽 손가방.
우리집에 다니는 몇몇 청소년들도 유행처럼, 멋처럼 그넘을 하나씩 들고 다녔다.
그안에 무엇이 들어있나? 항상 두툼한 그 가방을 볼때마다 너무 너무 궁금해 진다.
주측컨대, 빗과 전화번호수첩과 담배와 휴지, 핸드폰, 동전.등등 이런것들이 들어 있을 것 같다.

새벽에 오는 청소년들은 대개가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흥가와는 떨어져 있는 동네이지만, 업소가 끝나고 집에 들어가서 자기전에 잠시 들려서
게임을 하고 가는 아이들이다. 그나마 아무일도 안하는 청소년들은 밤을 새기 일쑤였고..
초기에 주로 이들이 하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였다..
매일 같이 밤을 지새며 스타크래프트를 하고..아침에 퇴근했다가, 저녁이 되면 피시방으로 출근을 해서 또다시 밤을 새고, 어디선가 전화가 오면 잠시 나가서 한잔 먹고 얼굴이 시뻘개져서 다시 새벽에 나타나서는 또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오로지 스타크래프트만을 하면서 꽤 오랜동안을 지낸것 같다.
" 사장님, 저 축하 해 주세요..."
"엉, 왜..오늘 생일이니?"
"아니요..드디어 제가 1,000 승을 했어요.."
"정말..야 축하한다..근데, 너 맵핵써서 했잖아..맵핵 안쓰고 해야지.."
" 전부 다 쓰는걸요, 맵핵 안키면 4드론 들어와요..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실 우리집에 맵핵은 전부 그아이가 다운 받아서 퍼뜨려 놓은 것이다.
그래서 맵핵 이름도 전부 그아이의 이름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맵핵 안깔렸다고, 깔아 달라고 하기도 한다.
그 아이가 떠난 지금은 또 다시 맵핵의 이름이 바뀌었다.
"너의 양심" 이나 "양심의 채찍"으로..
그래서 인지, 우리집에서 맵핵 쓰려면 양심이 걸린다는 사람이 상당 수 있다.

그리고 몇개월이 지난 지금, 그들은 머그게임에 빠져서 얼굴 보기 힘들어 졌다.
가끔씩은 우리집으로 우르르 몰려 온다.
"안녕하세요. 좀 바빠서 못왔어요..리니* 자리 좀 주세요.."
"응, 오랫만이다..우리집에는 머그게임은 없다..몰랐니?..친구들도 잔뜩 데리고 왔는데 미안하네"
"왜 리니* 안깔아요?"
"그냥, 내맘이야..^^;, 우리집은 디아블로 피시방이다..너도 디아나 해라..."
"디아는 재미 없어요..아이템도 못팔아 먹잖아요..저번에 조금 하다가 접었어요..나중에 다시 올께요"
"그래 , 잘가..머그게임은, 일년만 하고 끊어라.."
"네, 안녕히 계세요"
우르르 몰려 나가는 아이들..

주택가이다 보니, 평상시에는 대딩들을 보기가 쉽지가 않다.
간혹, 시험기간이 되면, 자료를 찾으러 오는 학생들과, 레포트를 출력하러 오는 학생들이 있을뿐,
방학기간이 되어야지만, 그나마 몇몇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된다.
우리집 단골 학생이 있었다.
항상 새로운 게임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고, 새 게임이 나오면 에디터를 구해서 앤딩을 봐야지 직성이 풀리는 그런 손님이었다.
주로 롤플레잉과 턴방식의 전략게임을 선호하였고, 우리집에 있는 그런 종류의 게임들은 모두 그 학생의 손을 거쳐갔다고 봐야 한다.
주로 우리집에 오는 대학생들의 경우 호기심도 강하고, 컴퓨터를 다루는 수준은 파워유저급이었기에..
가끔씩 시스템의 설정을 자기 개인용컴퓨터 처럼 바꾸어 놓고 가기 일 쑤이다.
MCSE 공부를 하는 어떤 한 학생은, 올때마다 네트웍 등록정보를 열어놓고 이것 저것 확인하기도 하고 실험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자리를 옮겨서 디아블로를 한다고 한다.
그럴때 마다 나는 얼마나 불안에 떨어야 하는지, 다른 일을 모두 멈추고 그 학생의 뒤에서 서성거리면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면서, 그의 시간이 끝날때를 기다렸다가 그가 계산을 마치고 나가자 마자,
그가 무슨 작업을 했는지를 체크하고, 혹시나 모를 해킹프로그램에 대한 검사를 하기 바빠진다.
괜히 사람을 의심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피시방쥔이 아닌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컴퓨터를 무지 하게 잘아는 네트워크 공부를 하는 한 사람이..
피시방에 와서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네트워크 등록 정보를 열어놓고 아이피를 확인하고,,
라우터 주소를 확인하고..해킹 사이트에 들락거리면서 이것저것 다운도 받고 한다면..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얼마전 백모양 비디오가 퍼져 나갈때 였다.
우리집에 가끔씩 오는 대학생이 있었는데..
"저..백...동영상 보셨어요?"
하면서 말을 꺼내면서 자기 학교 자기 학과의 ftp서버로 접속하면 거기 다 있다고 나보고도 한번 받아서 보라고 하면서 ftp속을 구경 시켜 주었는데..
입이 다물어 지지를 않았다..
각종 정품 프로그램부터 시작해서, 온갖 종류의 영화들.
정말이지 없는 프로그램이 없었다..수십기가는 될듯한 영화 목록.
손님들이 받아놓은 쉐어웨어 프로그램 때문에 벌벌 떨어야 하는 피시방의 입장을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화도 나고..한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하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그런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훌륭한 프로그램 회사 차린 사람들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사서 쓰지 않는다고 단속운운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에 하는 말이다.
요즘 뜬다는 온라인 게임업체에서 타 게임회사의 게임이 불법으로 인스톨 되어있어서 단속에 걸렸다고
말들이 많다..
자신이 하면 당연한거고 남이 하면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세태가 아쉽다는 이야기 입니다.

얼마전 까지 고딩이었던 아이들이 오늘 단체로 놀러 왔다..
불과 몇개월전에 비해서 쑥커버린 아이들이다.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게임에 열중할때는 뒷모습만 보이기에 누구인지도 몰랐었다.
계산하면서 얼굴을 보니, 예전에 매일같이 우리집에 오던 그아이들이다.
"이야..! 반갑다..니들 이제 전부 졸업했나보구나?"
"네, 그런데, 전부 백수예요"
"잘됐네..나는 백수를 좋아하걸랑..^^"

자주 오던 단골 청년들이 있다..
어느날 머리를 빡빡깍고 나타난다..
"아저씨, 저 내일 모레 군대 가요.."
"뭐, 이런 섭섭하네..어디로 가는데,이제는 자주 못보겠네.."
"네, 의정부로 가요, 휴가 나오면 들릴께요"
"그래, 한번씩 갔다와야지..캔커피라도 하나 마셔"
"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갔다와라, 몸 건강하고"
그렇게 떠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어느덧 몇개월이 흐르면 짧은 머리가 어색하지 않은 멋진 군인이 되어서 나타난다.
"안녕하세요.."
" 어! 이게 누구야?.첫 휴가 나왔구나..?"
"아니요, 축구 잘해서 포상휴가 나왔어요"
" 자..캔커피 마셔라..이건 서비스야.."
그 아이들..근데, 군대가기전에는 그렇게 잘하던 스타크래프트를 절라게 못한다..ㅎㅎ
누구누구라고 말하지 않겠다.. 휴가 나온 군인들 전부 다 그랬다.
불과 몇개월만에 세상은 바뀌어있었다..아니지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그들이 바뀐것이다.
이제 군생활이 끝나고 나면 또 한번의 변태(뵨태 말고..)기간을 거쳐서 또 다시 사회인으로
탈바꿈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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