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외상..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외상....
돈잃고 손님잃고...
자고로 외상은 하면 안되는데, 장사를 하다보면 피치못하게 외상도 주게 된다.
일년 남짓 외상 깔린것을 계산 해보니 약 백만원정도..
인플이나 인문협 게시판을 뒤져보면 한사람이 백만원을 넘긴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그런곳은 필시 온라인 머그 게임을 하는곳이다..
머그 게임은 중독성이 너무 강하여 몇날 몇일 씩을 하다보니 금액이 커지는것이다.
우리집도 처음 오픈 할때는 몇몇 머그 게임이 있었다.
근데 그때 외상한 넘들 아직도 안갚고 안오고 있다..징그러운 넘들..
외상하고 안오는 넘들을 가만히 분석 해보면 정말 여러가지 부류가 뒤섞여 있다.
믿었던 사람도 있고..물론 이사람들은 언젠가는 가져 오겠지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그냥 몇번 안왔던 뜨내기도 있고..

약 30대 초반의 남자가 있었다..
이곳에 이름을 공개 할까도 생각 했지만, 동명이인들이 받을 피해를 생각 해서 이름은
공개 하지 않는다. 그이름이 실명일까도 의심스럽기도 하고..
그이름이 특이 하게도 나의 고등학교 친구와 같았다..
전화번호를 적어 주었는데, 서울 장안동이였다.그것 까지 그친구와 같았다.
처음에는 자주 다녔다. 어느정도 얼굴도 익히고 넝담도 할 무렵...
그때 주로 하는것이 스타크와 비주얼 고도리 였다..
이 사람은 게임을 하면서 군것질을 많이한다
주로 음료수는 식혜 와 과자.
만원 시용요금이면 군것질은 만오천원어치다..
어느날이었나...그날은 밤을 샌다고 말했다..
마누라가 병원에 있어서 집에 안가도 된다고 하였다.
열심히 고도리를 치다가 갑자기 카운터로 왔다..
"사장님 ! 고도리 치다가 여자를 알게 되었는데 지금 만나기로 했거든요, 저 돈있으면 3만원만 빌려
주세요..내일 낮에 갔다가 드릴께요.."
넝담도 주고 받을 만큼 친해진 상태인데 딱 잘라 거부 하기도 힘들다..
3만원 빌려 주고 그날 요금 7,000원 외상..
그리고 한 삼일 만에 나타났다.
지난번 것 다갚았다.
그리고 또다시 자리에 앉아서 게임을 하면서 열심히 먹어된다.
피시 사용요금 포함해서 3만원 돈 나왔다..외상
돈도 2만 오천원만 빌려 달랜다..지난번 것 갚았으니까 한번 더 믿어야지..
빌려 주었다.
와이프 한테 혼났다..
이번에는 일주일만엔가 나타났다..
저번에것 다갚았다.
그리고 죽어라 먹어된다..
이만칠천원 나왔다..외상
돈 오만원만 빌려 달랜다...와이프 한테 혼난다는 말은 못하고..
"제가 물건값줘야 되기 때문에 오늘은 못빌려 드려요" 잘라서 이야기 했다.
외상값만 남기고 갔다..
그게 작년 일이다..
영영 안나타난다..
마지막에 거절 안했더라면 그런식으로 돈의 액수를 키워 나갔을 넘..이런 사람을 조심 해야 한다.

퀴즈퀴즈...며칠씩 하는 넘이 있었다..나이는 34
어떤때는 여행용 가방도 가지고 다닌다..
주로 사용하는 컴퓨터는 22번 컴퓨터..겨울부터 나타났었다..예전에 다니던 피시방은 추워서 이곳으로 왔다고 하였다. 따뜻하게 해주어야지..
한번 앉았다 하면 30시간을 후딱 넘긴다..먹는것 엄청 먹어된다..보통 한번 계산할때면 5,6만원이다.
어떨때는 이틀을 하고 간다고 나가다가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 빼 마시고 다시 컴 켜달라고 하더니
하루 더있다가 간적도 있다..
나중에 퀴즈퀴즈 유료화로 바뀌고 체험판만 하다가 짜증 나니까...디아블로 1을 시작 했다.
그사람 영어 하나도 모른다..
맨날 우리집 알바만 불러 된다..처음에는 그냥 하다가 나중에는 에디터로 무적 불사신 캐릭을 만들어서 정의의 사나이 돌쇠처럼 이사람 저사람 도우면서 다닌다..착한넘이다.
언제 부터인가 살살 외상을 하기 시작했다..곧잘 갚았는데...
4만원인가 남겨 놓고 거의 한달을 안나타 났다..4만원 껌 사먹었는줄 알았다.
갑자기 나타나더니 "사장님 , 미국에 사시는 이모님이 오셔서 같이 돌아다니느라고 못왔어요.."
그러면서 물어 보지도 않은 지네 아버지 자랑을 하는데 이건 완전한 재벌이다..
자기도 은행에 넣어둔 돈 이자로 먹고 산다고 자랑이다..
"앞으로는 주식이나 해야 되겠어요...어차피 피시방에 와서 시간 보내는 것 주식이나 할께요..좋은 책 없어요?"
그리고 그날도 30 시간 넘게 했다..
나는 잽싸게 "사이버 증권거래 초보 벗어나기"란 책을 사왔다..나는 너무 순진 한가 보다.
그넘은 그냥 지나가는 소리였을 터인데.
"**씨 이책이나 한번 읽어 보세요"
"네, 낼 부터 읽지요"
그날 37시간 하고 무지 먹어 되더니 63,200원 외상 했다..
그리고 안온다...그게 올 초의 일이다.
중간에 전화 한번 왔었다.
" 사장님 이세요 ? 제가 전주에 있거든요..지금 올라가는 중인데 가자마자 들릴께요."
전주에서 이곳 까지 오는데 6개월 째이다..멀긴 먼곳인가보다...한 일년 걸릴려나..

주식 하던 모모씨...
지금 200,000원 외상있다.."돈 벌면 주세요" 했지만 마음은 습쓸하다..
벌써 안온지 세달이 넘었다.. 성인이 이십만원이 큰돈이라서 못주는것이 아닐텐데..

내가 믿었던 손님이 있다..
첨에는 학생이 아닌줄 알았는데 주민 번호 체크 해보니까..막 82년 생일 지났다.
예전에 리니지 하면서 여기저기 피시방에서 올나이트도 많이 했나보다..
미성년자 심야에 받아주는곳은 혼이나야 한다..
첨에는 외상 조금씩 했다..집도 우리 피시방 앞이고 해서 그냥 믿었던 넘이다..
나이에 맞지 않게 묵직하기도 하고 인사도 잘하고..그넘 형이 있었는데 형보다도 더 너를 믿는다고 하였다..그집 부모와도 이야기도 가끔 나누었고..
초반에는 외상값도 잘 갚았다..
아르바이트 해서 갚고..하여간에 믿을 만 했다..
그러더니 우리집에서 디아블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할 때는 카운터옆에 26번 피시에서 살다 시피 했다..디아블로 정품이 발매되고 여름방학 직전 까지 살다 시피 했다..돈 한푼 안내고서...
"월급 타면 드릴께요" 여기서 월급이 용돈인줄 착각 했다.
"그래..월급타면 갚어라" 그돈이 20만원이 넘었다.
"너 월급(용돈?) 언제 타니?"
" 여름 방학 끝나면 취업 나갈꺼예요..그때 첫월급 타면.."
그렇다 그는 상업 고등학교 였다..월급은 용돈이 아니라 월급이었다..
욱. 미쳐..나의 완벽한 실수 였다...
" 야 ! 이렇게 외상 많이 하면 안돼..!"
"여름 방학때 좋은 아르바이트가 있는데 그때 벌어서 갚아 드릴께요"
방송국 관련 노가다 인데 하루 일당이 학생은 10만원 성인은 12만원 이라고 했다..
(나도 그거나 할까...자본금도 안들고 신경 쓸것 도 없고)
그래서 외상 조금 더 주었다..그래서 지금 26만 4천원..
그리고 안온다..동네에서 돌아다니면서도 한번을 안들린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집에다가 인터넷을 설치 했다고 하던데...
그가 접속 하는 디아블로 길드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얼마전에 접속한 기록이 있다..
아이피 추적해서 전화해보니 일산의 피시방이다..쉬부럴..믿지말자..이세상 믿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 어린 넘들에게 까지 속아야만 되다니..그래도 좀더 기다려 본다..
그가 취업 나갔다가 첫 월급 타서 달려 올때 까지..희망 사항일까 ? 아니면 진짜로 일어날 실지 상황이 될 것인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
한가지 그가 간과한 사실..세상은 니 뜻대로 되는것이 그렇게 많치가 않다는것을 살아봐야 알게되겠지

또 한넘...
이 넘은 동네 건달 비스무리 한가보다..
가끔씩 그넘 찾아 오는넘들이 갸 보고 구십도 인사하는걸 보고 짱나서 죽을 뻔했다..
그 반대로 어떤때는 저보다 선배가 오면 그넘이 구십도로 절을 한다..
그냥 나같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혐오스런 모습이다..
내 친구도 이 동네 깍두기 인데...저 넘들 서열로 따지면 보스급일 텐데..오라고 해서 기좀 죽여놀까?...
근데 그넘이 스타만 죽어라고 하는 넘이었는데.. 어느날 부터 외상을 하기 시작했다..
" 나중에 드릴께요"
썰렁한 새벽이나 손님 없을 때 가끔씩 떼거리로 와주니 나로 봐서는 좋은 손님 이었으니까...
냉정히 거절도 못하고 말려 들어갔다..
첨에 몇번은 잘 갚았다..
물론 지가 갚은게 아니고 같이 오던 어떤 여자가 갚었다..(아무나 갚으면 어떠냐. 잘만 갚으면 되지)
근데 나중에는 점점.....웃기지도 않았다..
으례히 돈을 안들고 오는것이 아닌가?
만원이 넘고 이만원이 넘고 삼만원이 넘었다..
어느날..
또 그냥 간다고 하였다..
"어이, 이리와봐..피시방 요금 얼마나 한다고 외상을 그리 깔아놓나?, 이렇게는 안되니까..갚아가면서 놀아..."
" 나중에 준다니까요 "
"다음번에는 갚고서 사용해"
떨떠름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대답하고서는 간다..
그리고서는 다시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그렇게 외상은 늘어만 간다..
실컷 놀고 갈때 외상한다.."담에 드릴께요"
물론 그넘 하나만 봐서는 외상 못주지만..그가 단골들과 같이 오거나 아니면 자주 오던 사람이면
매정하게 거절 할 수도 없다..
그런데 결국에는 안오는 넘들이 많다.
그렇다고 같이 왔던 사람들에게 달라고 할 수도 없다..그사람이 외상 한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 몇푼에 신용을 버리는 사람들..
거짓말로 살아가는 사람들.......
세상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나와 마주친 그들의 부모도 그들에 못지 않았다..
정말 서글픈 현실이다.

나에게는 블랙 리스트를 따로 모아놓은 수첩이 있다..
이름밑에 뻘건 글씨로 줄이 쳐 있다..
이날 이때까지 살면서 지금까지 내돈 떼어 먹은 넘은 없었다..
흐흐..내가 피시방을 그만 두는날...그날만을 기다리며...뻘건줄에 한번 더 줄을 근다..
나 무섭지 않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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