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전용선과의 전쟁...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전쟁,,쩝..피시방쥔은 맨날 전쟁만 하고 사나..

전용선은 피시방에 있어서 생명선이다..값도 무지 비싸다.월 고정비 중에서 전용선이 차지 하는 비중이 제일 크다고 할 수 있다.
대동맥과도 같은 인터넷 전용선...

본인이 만들어낸 말이다.
"30분 정전된 전기는 용서 할 수 있어도 5분 다운된 전용선은 용서 할 수 없다"

전기도 전용선과 마찬가지로 피시방의 생명선인것은 말할 것도 없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기다리는 강도로 따진다면 단연코 전용선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 이다.
즉, 전용선이 다운되면 절대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사실은 몇달전) 새벽 두가지 사건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나의 애를 태웠었다..
오늘 따라 새벽 손님이 많았었다..뭐 특별한 이유 없이 손님이 많은 날이었다.
거의 꽉 차서 돌아가는 컴퓨터들을 바라다 보며 만족감을 느끼고 기분은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였다..시끄러운 소리로써 다른 모든 소리를 제압하면서 돌아가던 울집의명물 거대한 환풍기가 갑자기 멈추면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피방 전체가 순간적인 어둠속에 빠져 들었다.

그때 순간적으로 그것을 본 손님들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보았다..
황홀한 은하수의 물결을...
우리집 천정에는 야광별들이 가득히 붙어 있다..평상시에는 항상 형광등이 켜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볼 수가 없었다..그런데 암흑속에서 바라다본 그것은 경이로운 또 다른 세계였는데.
나에게는 거기에 빠져 들만한 여유가없이 현실속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후레쉬를 찾아서 천정을 비추어서 어둠을 밝히면서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전에 전화를 하였다.."여기 **동의 피시방인데요, 이곳 전체가 정전인데 어떻게 된겁니까?
상대전화속에서는 잠이 덜깬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알았어요 전화번호 불러 주세요..확인해서 전화드릴께요"
그렇게 20여분이 흘렀다..그러나, 전부 가버리면 어쩌나 하는 나의 조바심과는 달리 그많은 손님들중에서 일어나서 나가시는 분들은 없었다..
제자리에 앉아서 그냥 있었다..(흑흑..넘 고마운 손님들....)
잠시후, 불이 들어오고 꺼졌던 컴퓨터들을 되살려 놓고 다시 아무일 없었던것 처럼 피시방은 돌아가기 시작했다..
환풍기는 또다시 굉음을 내기 시작했고.. 스타크래프트 저그의 괴성과 디아블로를 잡으려는 캐릭터들이 활을 쏘고 불을 뿜고...
한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게시판에 G랄을 하고 하다보니 30분 정도가 흘렀을 것이다.
(왜? G랄을 했냐고요?..정전되고 바로 전화 준다고 하더니 30분이 넘었는데도 전화가 안왔걸랑요..)

그렇게 그렇게 g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기 저기서 컴퓨터가 안된다고 쥔만 쳐다 보고 있다.
수십개의 시선을 한번에 받아 보았는가?
존경의 눈초리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게 아니였다.
디아블로 베틀넷 접속이 끊어지고, 스타크래프트가 드롭이 되고, 오마이러브가 접속이 안되기 시작하면서 또 다시 피시방은 혼란속으로 빠져 들었다..아까와는 다른 무력증과 같은 혼란속으로 빠져 들었다.
메인컴퓨터에서 핑을 날려 보았으나 Request time out
쉬운말로 인터넷이 안된다는 이야기이다....젠장 죽을 맛이다..
금방 정전되서 애먹었는데,,ㅠㅠ
이건 정말이지 피시방 쥔장들만 아는 아픔이다
다른 사람들 아무도 모른다..그냥 놔두어도 줄어만 드는 손님들인데..이렇게 전용선 업체에서 까지 일조를 하다니..정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라우터와 허브와 DSU를 껐다, 켰다를 여러차례..라우터에서 나오는 랜선도 바꾸어 보고..
이 와중에도 전용선 고장신고 번호는 전화를 안받고..그러기를 10여분..벌써 성질 급한 몇몇 손님은 계산을 치루려고 카운터 앞으로 몰려 오고..이건 정말 참담함 그 자체이다. 내 자신이 초라해지고 쥐구명 속으로 들어 가고픈 심정이다..그런데 이 전용선 업체는 왜 그렇게 통화하기 조차 힘든지 알 수 가없다.. 그리고 전용선 다운은 왜 꼭 새벽이나 한밤중에만 일어나는지도 알 수가 없다..
대동맥 잘라 놓고 애타게 구급차 기다리는 그런 절박한 심정으로 간신히 수원에 있는 전용선 망관리 하는곳과의 통화를 성공했다..
담당자왈:"오늘 그곳에서 백본망 작업이 있다고 공지 해 드렸는데요...잠시후면 끝날 겁니다..
" 흑흑..정말 해도 너무 한다..제대로 공지를 해놓고 끊어도 안될일인데..이건 아무런 공지 사항도 들은일이없는데 그렇게 무참히 끊어 버리다니..10 여분 만에 거의 모든 손님이 빠져 나가고 우리집 골수 단골 몇몇만이 남아서 스타크 IPX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는 오로지 스타크 저그족의 굉음소리만이 환풍기 속에 파묻혀서 간간히 들리고 있다.
약 30분후에 복구 되기는 하였지만 벌써 상황은 끝난 상태이다........
북적되던 거의 모든 손님이 떠나고 썰렁한 피방에는 몇명만의 골수 단골손님들만이 남아 있을뿐이다
어느덧 나의근무시간도 지나고 석이랑 교대를 하였다.
남아 있는 너무도 고마운 모든손님들의 요금에서 1,000 원씩을 감면 해주라고 석이에게 전달하고 그냥 집으로 왔다...그냥 너무나 커다란 피로가 몰려왔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날 꿈속에서 나는 전용선을 끊으려는 나쁜 적군들과 맞서 싸우는 특수 부대원이 되어서 힘겨운 전투를 하고 있었다....드르르르륵..콰광....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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