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epilogue)-뉴질랜드 농장에서 일하기
지난번에 약 3번에 걸쳐서 이어 졌던 농장에서 일하기의 후속입니다.
몇가지 빼 놓았던 에피소드등을 모았습니다..
뉴질랜드는 부족한 농장의 인력을 보충 하기 위하여..
2003년 혹스베이 지방의 농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제한 비자를 발급을 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물론, 그 훨씬 이전에도 비슷한 비자가 존재 하기는 하였지만..
이제는 어떤 지역을 가리지 않고,
농장이 있는 뉴질랜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시즈날 워크퍼밋을 발급 받아서 누구나가
농장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굳이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아닌 관광 비자로 입국을 하더라도..
기간 만큼은 제약 없이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단순히 돈을 벌기위해서라는 생각만으로 뉴질랜드 농장을 택하신다면..
그 것은 90프로 이상은 잘못된 계획이라 판단 됩니다.
먼저, 뉴질랜드 농장의 인력 구조를 보시면 알겠지만..
관광비자나, 워홀 비자로 할 수 있는 일은 인력 피라미드의 맨 하층을 차지 하게 됩니다.
즉, 가장 낮은 임금에 가장 많은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농장일은 대부분 능력제와 시간제로 나누어 집니다.
시간제는 무조건 시간당 10불 안팍이고, 능력제는 보통 빈 하나를 가득 채우게 되면 약 25불에서 40불 정도 까지 다양합니다.
대부분 농장정보를 보시면 한달에 몇천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가끔씩 있는데..
이런 분들이 바로 능력제로 일을 하는 경우이지요..
그러나, 아무리 일잘하는 사람도..일년내내 한달에 몇천불씩 번다는 것이 아니라..
시즌 때 잠깐의 이야기 입니다.
결론 먼저 말씀 드리면..
보통 일반적인 사람들은 농장일 해서 절대로 돈 못법니다..
그러나, 일년정도 백패커로 돌아 다니면서, 전국을 떠돌아 다니신다면, 어쨌든 다른 사람들의 말이 들리기는 할 것 같습니다. 돈 벌 생각이 아니라면 도전은 해 볼만 하지요..
<영어는 필수입니다.>
뉴질랜드의 그 넓은 농장일을 관리 하는 컨트랙터들 중에는 유독 인도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답은 한가지..영어가 되기 때문이지요..
읽고 쓸줄 몰라도, 듣고 말하기는 누구나 잘하기 때문에...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이 되기 때문이지요..
랭기쥐가 된다는 하나의 이유로 그들은 항상 우리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일을 시키게 되는 것이지요..그 만큼 영어는 생존의 수단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싫던 좋던, 영어는 이제 필수 입니다.
<키가 작은 과일나무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서양인들은 롱다리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키위나무를 비롯 하여, 뉴질랜드의 농장에 가보시면 키작은 나무들이 대부분입니다.
키위 나무의 경우, 우리들 동양 사람들의 키에 맞춘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 입니다.
왜 그럴까요?
과일을 수확하거나, 가지치기를 하기 위해서는 키가 작아도 힘들고, 키가 커도 힘이 듭니다..
그런데, 그렇게 키가 큰 서양 사람들이..
왜 과일 나무는동양인들의 키에 맞추어 놓았을 까요?
각자 스스로 추측 해보시기 바랍니다..
새순 꺽어 버리기
키위나무는 왜 나의 키에 맞추어 놓았을까?
<코리안..최고..>
농장일을 처음 해보던 그날...
사람 좋게 생긴 인도인 컨트랙터에게서, 속아내기 하는 요령을 배우고
중국 남자와 함께 라인을 배정 받았습니다.
그 중국 남자는 나이도 20대 초반이고, 경력도 저보다는 오래 된 사람인데도 불구 하고..
내가 과일을 속아 내는 시간과 엄청 차이가 났습니다.
나의 생각으로는 나 자신도 엄청 요령을 피우면서 설렁설렁 일을 한다고 생각 했는데도..
런치 타임이 되어, 우리 일행을 찾으니..내 바로 옆에서 일하던 중국 남자는
나 보다도 백미터 정도는 뒤쳐져 있었습니다.
런치 타임 이후..
커트랙터가 오더니, 나보고 자기와 함께,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하자고 하면서, 한국 사람 좀 많이 데려 오라는 것이 아닌가..
(돈 만 많이 줘라..얼마든지 일해주지..)
엄지 손가락을 연신 추켜 세우며 굿을 연발 한다....
어쨌든 기분은 좋았습니다.
.....
근데, 제가 빨리 일을 하게 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ㅎㅎ 아이러니하게도..중국남자와 대화가 안통해서라는 것 아닙니까
다른 사람들은 옆사람과 수다 떠느라고, 진도가 안나가는데..
저는 거의 말도 안하고, 일만 할 수 밖에 없으니..
저절로 일이 빨라 질 수 밖에요..
한국 사람 많이 데려 오면 서로 수다 떨다 보면 나도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을텐데..
블쌍한 인도 컨트랙터는 제가 일을 열심히 해서 그런 줄 알았나 봅니다...
<한국 음식의 우수성>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드는 백팩은
인종 만큼이나 많은 각 나라의 음식을 볼 수 있고, 먹을 기회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많은
나라의 음식중에서도..우리나라의 음식은 단연코 절대로 빠지지 않는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우세하다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다른나라 사람들의 음식은 뻔합니다.
빵,감자,스파게티,피자,육류,샐러드 등등.
요리 방법 역시, 별로 눈에 띄이는 것이
없습니다.
그곳에서 사귄 뉴질랜드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름이 돈이라는 키위 입니다..
어느날 점심을 먹는데. 마이콜이라는 영국 사람이 접시에 밥을 담아 와서 먹고 있었습니다.
물론, 나는 식탁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키위 친구인 돈은 옆에서 돼지고기를 오븐에 구워서 먹고 있었습니다.
영국친구가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해서 밥을 먹기 시작 했는데..
훨..포크와 나이프질은 역시 환상입니다.
그러나 맨밥만 먹으니 무슨 맛이 있겠습니까?
영국인 친구는 소금을 살살 뿌려서 먹더군요..
영국인이 돈에게도 먹어 보라며 밥을 좀 덜어 주었습니다.
뉴질랜드 친구는 한 포크 떠먹어 보더니 식당으로 가서 식빵과 버터를 가져 오더니
식빵에 버터를 바르고 그 빵에 밥을 싸서 먹는 것이
였습니다.
내가 어떠냐고 물어 보니, 그냥 먹을만 하답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웃음도 나오기도 하고, 과연 저 밥이 무슨 맛일까?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진정으로 맛있어 하는 것인지? 배고파서
먹는 것인지? 아니면 매너상 어쩔 수 없이 먹는 것인지..진정으로 밥 맛을 알려주자는 의무감이 생기기 시작 했습니다.
즉시, 소고기를
사와서, 불고기 양념을 좀 맵고 달게 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저녁 시간에 뉴질랜드 친구에게 오늘 내가
저녁 준비를 할 테니까, 같이 먹자고 하였습니다.
냄비에 쌀을 씻어서 렌지에 올려 놓고, 불고기를 꺼내서 후라이팬에
얹었습니다.
현지에서 하는 불고기 양념이니 오죽 할까 만은..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니, 방금 한 냄비 밥맛은 곧 꿀 맛일
것입니다.
밥만 맛있어도, 반찬이 거의 필요 없지요..
불고기를 접시에 담고, 밥은 냄비째 가지고 식탁에 앉았습니다.
나와 뉴질랜드
친구..
또 다른 독일인 친구2명..
그렇게 넷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독일 친구들은 약간 양념을 해서 볶은 국수를
먹고..(스파게티 비스므리한 정체불명의 음식)
나는 뉴질랜드 친구와 불고기에 밥을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한번 쳐다 보기만
하더니,포크로 불고기를 먹어 봅니다.
표정이 달라지면서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굿(good)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그 맵고 짠 불고기를
맨입에 계속 먹어 됩니다.
밥과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는 말에, 밥을 한번 먹어 봅니다..
역시나, 굿(good!)--
어제 먹던, 전자 밥통의 밥맛 하고, 방금 한 냄비 밥맛 하고는 완전히 다른 맛이지요..
옆에서 국수를 먹던 독일인에게 한번 try
해보라고 하였더니,
뉴질랜드 친구가 먹는 것을 보더니
간신히 미적미적 포크로 고기를 하나 찍어 먹어 봅니다..
표정이 달라 지면서 너무 맛있다는
것이다.
소스는 무엇을 사용했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물어 봅니다.
뉴질랜드 친구는 이제 완전히 밥 맛에 반했나 봅니다.
냄비 바닥에 깔린 누룽지 맛을 보여 주었더니, 이제는 아예 냄비채로 들고 누룽지를 긁습니다.
버터 바른 빵에 싸먹던 밥과..불고기와 먹는 밥 맛의 그 차이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내가 뭘 먹기만 하면..궁금해 합니다..
어쩔 수 있나요..같이 나누어 먹을 수 밖에요....
<백패커에서 몸 보신 하기>
머나먼 타국 땅..뉴질랜드 시골로 가면 한국 음식이 그리워 집니다.
정말 정말 간절한 김치 한조각..고추장 한 숟갈입니다.
그런 곳에서는 입맛을 잃기 쉽상입니다.
이럴때...
뉴질랜드 슈퍼에 가면, 소뼈를 팝니다.
주로,,,dog food 쪽이나, 육류를 취급 하는 곳에서도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격도 엄청 쌉니다.
지방으로 내려 가면 커다란 냄비로 가득 찰정도의 소 다리뼈가 2-3불 밖에는 안합니다.
주먹만한 고기도 많이 붙어 있습니다.
소 다리뼈와 파를 한 봉지 사다가..그 곳에서 제일 커다란 냄비에 넣고, 한시간 정도 물에 담가 핏물을 뺍니다 물론, 파는 송송 썰어서 따로 보관 합니다.
핏물이 다 빠진후, 다시 물을 붓고, 펄펄 끓이면 또다시 핏물이 나옵니다.
처음 끓인 물을 다시 버리고, 이제는 약한 불에 최하 4시간 이상을 끓여 줍니다.
이제 부터는 진국 입니다.
뉴질랜드 최고의 몸 보신 음식입니다.
저와 같이 지냈던, 각국의 여행객들이 가장 부러워 하던 음식입니다..
이렇게 소뼈는 재탕을 3번까지 해 먹어도 됩니다.
두번째 부터는 우유빛의 뽀얀 국물이 우러 납니다.
방금 한 밥을 그 국물에 말아 먹으면, 온 몸에 에너지가 넘치게 됩니다.
아주 적은 돈(5불 미만)으로 일주일은 끄떡 없이 먹을 수 있는 국을 만들수가 있습니다..
저는 3번째 재탕 하다가 불켜 놓고 깜빡 하는 바람에 냄배 몽땅 태워먹었습니다.
에구..냄비 설겆이 하느라 그 동안 보충한 에너지 전부 날아 갔습니다..
<자동차 필수>
농장에서 일을 하던, 건축현장에 일을 하던,
뉴질랜드에서는 자동차가 필수 입니다.
저 역시 지방에 내려 가면서 자동차를 가져 갔습니다.
덕분에, 농장에서 버는 것 외에...
픽업비를 따로 더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픽업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데..
제가 있던 곳은 일인당 왕복 5불씩 주더군요..
우리팀이 4명이었으니까..
하루 15불은 보너스 였습니다.
9인승 정도 승합차 였다면..
꽤 짭짤 했을 텐데..
여기서 잠깐..
뉴질랜드에서 단기간 체류 하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Tip 입니다.
잠깐 타고 마는 차라고 해서 싼 차만 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것은 잘못된 판단 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수리비가 장난이 아닙니다.
때문에 차 싸게 사서 수리비로 많은 돈을 쓰기 보다는..
처음 부터 제 돈 주고 괜찮은 차 사서..
고장 없이 타고 다니다가, 나중에 제대로 팔고 오시는게 가장 이익이라 생각 됩니다.
고장 없이 타는게 최고의 절약입니다...
제가 드리는 정보가 뉴질랜드의 전부는 아닙니다.
오로지 저의 경험담의 일부일 뿐입니다.
블로그 안에서도..
뉴질랜드라는 카테고리..
그 안에서도 이렇게 짧은 글로..
모든 경험과 상황을 풀어 가기에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정리를 안하면 언젠가는 그냥 잊혀지고 말 이야기 들이기에...
간단히 나마 공유 하기 위해 실제적인 경험을 바탕 삼아 글들을 씁니다.
한사람의 경험으로 뉴질랜드 전체를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사람 한사람의 경험이 모여, 정보가 되는 것입니다.
때로는 좋은 이야기도..
때로는 돌맞을 각오로 나쁜 경험도 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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