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권리보다는..예절을 먼저...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21시 20분......
여학생 두명이 들어왔다.
"아저씨, 프린트도 해야되고 하는데 프린트 되는자리 두자리만 주세요."
"음...프린트는 아무데나 앉아도 되는데 너희들은 10시 까지 밖에 못한다"
"왜요??"
"미성년자는 10시까지 이거든...일찍가서 자고 낼 핵교 가야지."
" 네 알았어요, 자리 주세요"
마침 딱 두자리가 비어 있었다.."21번 22번으로 가라"
그리고 잠시 10시가 가까워 오자 단체손님 일곱분이 한꺼번에 빠져 나갔다.
10시 5분전 그아이들이 일어나서 나왔다...
"프린트 한것 얼마예요?"
오잉..A4용지에 칼라그림이 더덕더덕..."어..이건 한장에 500원식 주어야 한다..너희들 세장이나 되네..마지막 장은 안받을께 1,000원만 줘라"
"어..우리는 한장만 인쇄 했는데요??"
"아니야..이것 똑같은것이잖아...너희가 인쇄 한것이지...누가 했겠니?
이것 프린트는 아무리 많이 해도 남는게 없다..그냥 서비스로 갖추어 놓은것이지...그냥 잉크값도 안되는 경우도 많아"
"아저씨 그러면 30분씩 했으니까..돈 1,000원 돌려줘요..."
"그러게 내가 미리 말했잖아...10시까지 밖에 못한다고..."
" 아직 열시 안되었잖아요...그러니까 1,000원 돌려 주세요.."
"그럼..열시 까지 있어..1분을 사용해도 기본 요금은 1,000원이야..."
"나가는건 내마음이지요.열시 안되었으니까 빨리 돈 돌려 주세요..손님이 왕이잖아요, 다른데는 칼라 인쇄도 100원씩이란 말이예요"
"그래..그럼 그리로 가지 왜 이리로 왔니?'
"그리로 갈래다가 바빠서 이리온거예요"
"그래, 그럼 그냥 가라 프린트 안가져 가도 되니까."
정말이지 눈 동그랗게 뜨고 대드는 아이들을 보니 내가 한심스러워졌다.
요즘 애들...감당하기 힘들어진다..일년넘게 피시방을 하면서 이렇게 맹랑하게 대드는 애는 처음인것 같다..물론 더한 애들도 있기야 있었겠지만.....
이런 실갱이가 싫어진다.
그리고 잠시 허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기저기 사이트를 쑤석 거리고 있는데...
아까 대들던 아이와 같이 왔던 동생이 어떤 남자와 같이 왔다.
"우리 애들이 여기 돈이 모자라다고 해서 왔습니다.."
"그러세요, 여기 이것 애들이 프린트 한것인데..제가 일년 넘게 여기서 피시방을 하지만 이런애는 첨입니다, 차라리 돈이 모자라니까..조금 깍아달라고 하던지요"
아 이넘의 자식들이 그냥 강짜를 부리니......."
"이 양반이 내가 이아이들 아버지인데, 귀한 애들보고 이놈 저놈 하지마요.."
"참나..내가 이놈 저놈 하는게 욕으로 들리시나본데요...여기 오는애들한테는 내가 전부다 이놈 저놈 해요...그걸 욕으로 생각 하셨다면 제가 사과 드리겠는데요...저는 욕으로 한것 이 아니라는것만 알아두세요..저도 에들 키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애들이 귀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아버지는 무슨일을 하시나요?"
"네, 그런것 까지 말해야 하나요?"
"혹시 애들 상대로 뭘 하시는 분인가해서요...이렇게 까지 돈 몇푼에 사람 속 긁어놓고 가는 애들은 첨입니다...아무리 요즘애들이라지만요.."
"하옇튼 우리 애들이 잘못 한것이있다면 제가 집에가서 단단히 혼내겠습니다...얼마이지요?"
돈은 필요 없고 프린트는 그냥 가져 가세요..그리고 요즘 애들이야 아무리 이야기 해도 소용없어요"
"우리 애들이 다시 이곳에 올지 안올지는 모르지만 다시 오면 잘 지도 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 네 안녕히 가세요"
씁쓸, 허탈......피시방 주인이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정말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불쑥 솟아올랐다..
프린트 잉크가 얼마인데, 너희들 A4용지에 이렇게 그림이 많으면 잉크값이 얼마나 드는지 아니...어쩌니 하면서 싸워야 하는 현실이 정말 싫어졌다..
그토록 조그만 아이들이 나와 같은 어른들의 가슴에 못을 박을 수가 있다는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지만 우리의 아이들도 좀더 커서 저런 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대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 스럽다. 물론 똑똑한 아이, 권리를 찾는 그런것도 중요하지만...
좀더 중요한것은 예절과 도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나도 손님을 왕으로 생각하고싶다..그런데, 그런데 이런경우는 황당할 따름이다...
피시방 요금이 과연 얼마나 싸야 하는것인지....한시간 1,000원이 비싸다고..캐묻는 그런 손님들...
한시간 못했다고 돈 거슬러 달라는 사람들......
프린터비 100 원이라면서 달랑 던져놓고 총총히 사라져가는 손님들....
서비스는 왕과 같이 받고 싶어하면서 이용요금100원 200원은 왜 아까워 하는것인가?
만약에 피시방 요금이 시간당 10,000원만 된다면...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알려주고
음료수 서비스도 팍팍 하고 정말 왕이상으로 대우해줄 자신이 있다..
너무 많은 피시방으로 인해 피시방의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
결국에는 이곳까지 왔다..
스스로의 무덤을 판 결과라고나 할까.....
낼모레면 40을 바라볼 나이에 이제 10대 초반의 아이들과 실갱이를 피워야 하다니....
훅,,,,그래도 손님은 왕이다..
그러나 주인이라고 항상 주인이기만 하고 손님은 항상 손님이기만 한것일까??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게 인생인데...손님은 왕이다 라고 부르짖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항상 패와 실만 있는게 손님과의 실갱이다...
좀 더 마음을 다잡아먹어야지...처음 가게를 시작할때의 마음으로.....
손님은 왕이다..
까라면 밤송이도 깐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