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오늘은 어버이날..오늘은 울자..ㅠㅠ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어버이날이 하루 지났다.
그리고 오늘 올리는 글은 지난 겨울 방학때 쓴글이다.
글을 읽기전에 간단한 상황설명을 하겠다.
쥔장은 4남매 중에 막내이다.
형 하나 누나 둘..
그중에서 부모님과 형의 가족, 작은 누나의 가족이 뉴질랜드로 훌쩍 이민을 가서 살고 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은 쥔장의 식구와 큰누나네 식구가 지키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지난 겨울 아이들과 와이프가 뉴질랜드를 방문하였고..그당시 이곳에는 혼자 남아서 텅빈 아파트를 지켜야만 했다.
새벽에 교대를 하고 텅빈 집을 들어서자면...
왜 그렇게도 가슴이 철렁거리던지..
조용할 수록 쉽사리 잠은 오지 않고...
컴퓨터를 켜놓고 음악 사이트에 들어가서 노래를 커다랗게 틀어놓고선 잠이 들고는 하였다.
그렇게 두달 정도를 보냇던것 같다.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낀 시간이었다.
울고 웃고 치고 박고..가족은 몰려 살아야 한다.
내가 늙었나..이런 생각을 하다니..
하여간 아랫글은 그당시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글의 원래 제목은..
<오늘은 울고 싶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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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와이프와 아이들을 할머니 한테 보냈다..
오늘 자고 일어나서 전화를 했더니 잘도착했다고 한다.
할머니가 계신곳은 저 멀고 먼 뉴질랜드라는 나라.
연세가 많으셔서 노환으로 투병생활을 하신다.
신장 투석과 안과 치료..
물론 그곳에는 형네 가족을 비롯하여 작은 누나네 가족도 살고 있지만....
항상 두분만이 따로 살고 있기 때문에 적적하기도 하거니와 손자들의 재롱이 그리웠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질 듯하다..
왜 이렇게 따로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것인지? 이해 할 수가 없다.
누가 일부러 갈라 놓은것도 아닌데...상황이 이렇게 되어있다는것이 답답할 따름이다..
그리운 사람 끼리 모여 살 수 있다면.....싼 비행기표를 구하기 위해 24시간을 돌아돌아서 오늘 그곳에 도착한 우리 가족들....
전화속의 어머님 목소리에 생기가 가득하다. 그목소리를 들으니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지 모르겠다.....
이세상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살면서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아이들 방학 동안만이라도 이렇게 살아 갈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 아닐수 없다.
비록 혼자 남은 나는 벙어리가 된듯 답답할 뿐이지만..그래도 부모님이 저렇게 좋아 하시는데.....
오래 오래 살아계실 동안만이라도 그곳에 있게 하고 싶다.
나도 함께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련만...우리 피시방은 잠시의 시간도 나에게 주지 않는다
24시간 365일 하루도 쉴 수 없는 고단한 삷..
그러나 이렇게 일 할 수 있음을 고마워 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것 처럼 큰돈은 못벌더라도...빚 안지고 먹고 살 수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피시방은 많은 돈을 버는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렇기에 지금도 많은 피시방들이 신규로 창업 되는것이라 생각 된다.
내가 죄를 짓고 감옥에 간들 이러하랴....365일 정해진 근무시간...불규칙한 식사시간...
늙으신 부모님을 남겨두고 스스로 감옥에 들어간 사람...
어렸을때는 그렇게도 말썽을 피우던 자신을 생각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이 감옥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어머님 아버님에게 달려 가고 싶다.
그분들 손을 잡고 낚시도 다니고, 내가 운전 하여 병원에도 모시고 다니고, 신장 투석용 주사 바늘도 내손으로 꼿아 드리련만, 내가 왜 이곳에서 이렇게 하염없이 마음속 눈물 짓고 있나....
7살 , 9살, 그 천진 난만한 손자 손녀들을 보고 얼마나 기쁨에 가슴속 눈물을 흘리셨을까?
시한부로 다시 떠나갈 그아이들을 생각 하면 또 얼마나 안타까움에 가슴속 눈물을 쏟아 내실까?
만나는 기쁨 보다는 떠나는 슬픔을 먼저 생각 하실 바로 그분들.....
그분들이 바로 나의 부모님이시다.

누가 나보고..
누가 그분들 보고.
누가 그아이들 보고......
이렇게 애절하게 떨어져 살으라고 했나.......
같은 지붕밑에..
같은 부모님 밑에...
같은 밥먹고 자란 우리 형제, 우리 식구들....
왜 지금은 제각기 다른곳에서...
제각기 다른 일을 하면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것인가?
살면 얼마나 살겠다고,
벌면 얼마나 벌겠다고,
왜 다른 나라 다른 법에 따라....
다른 나라 국민이 되어.....
서로를 애타하면서 살아가는것인가?
뉴질랜드를 미워해야 하나?
대한 민국을 미워 해야 하나?
그 미움의 대상을 어디로 하여야 하나?
나는, 누구를...어느 나라를 미워해야 하는 것인가?
내 가슴 속에도 부모님과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생살이 찢어지는 그런 아픔..
누구에게도 보여 줄 수없는 그런 아픔...
죽음에 의한 사별은 포기 할 수 있지만.......
살아 있음에도 볼 수 없는 생이별은 절대 포기 할 수 없다.
시간이 별로 없다..
이세상 부모님과 함께 호흡할 그럴 시간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나는 그냥 여기서 카운터를 지키면서 모니터를 딱아야 한다.

너무도 부모님이 보고 싶은 어느날
너무나 가족들이 보고 싶은 어느날.....새벽에 이글을 씁니다..

그런데 이글이 이곳 칼럼성격에 맞는 글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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