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싫다! 싫어! 더치페이~~~~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예전에 뉴질랜드 갔을때였다.(오늘은 영어 좀 씁니다. 영어에 자신이 없으신 분들은 그냥 넘어 가세요..)
일본인 2명과 우리 교포학생과 4명이서 커피를 한잔 마셨다.(전부 여자였음..*^^*..)
이런 저런 이야기 좀 하고 커피를 시켰다.
나야 뭐 영어를 잘 모르니까 그냥 커피 일뿐------->me coffee ! u ?(나는 커피 ! 너는 ?)
다른 사람들은 이것 저것 잘도 주문을 하였다.
이곳은 당연히 선불이었다.
전부 여자이고 또한 가장 연장자인 나에게 계산 부담이 돌아오리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지갑을 꺼내는데..
이런 전부다..가방을 열고 지갑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냅둬, 냅둬..미가 다 낼께.."-----> stop ! me pay !
순간, 일행 모두의 눈동자가 나를 주목한다.
헉스.,그것도 아주 아주 이상한 넘을 쳐다보는 눈초리였다.
"야! 나도 그 정도 능력은 돼..누구를 거지 취급하냐!" 뭐 대충 이런 표정이었던것도 같고.
"허, 그넘 돈 많은 넘인가 보네.." 이런 표정을 짓는 것도 같고,
"당신 한테 신세 지고 싶지 않아..나는 누구한테 빚지는것을 제일 싫어해" 하는 것도 같고..
다만, 한사람 우리 교포 여학생만이 그냥 난처한 표정이면서도 웬 떡이냐..하는 표정이었다.
그렇다고 한번 내뱉은 말을 사나이 대장부가 줏어 담을 수는 없는 노릇..
"어허 그냥 냅두라면 냅두는 것이지..왜들 그래?"-----> S,STOP ! ME PAY ! ME PAY!
두번을 소리치고 나니까 그제서야 지갑을 열던 일을 멈추고 다시 잡담에 들어간다.
훨, 돈 쓰고 이상한 넘 취급받고...아까운 외화를 이렇게 낭비하다니,......
그때가 imf로 온나라가 어려워하던 때였는데, 진작 더치페이에 대해서 잘 알았으면 굳힐 수 있는 돈이었는데..아 아깝다...
더치페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멀었지만, 선진국에서는 생활화 된 습관입니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누군가 한사람이 내는 경우가 아직도 많이 있지요..
"오늘은 누가 쏴라.., 그래, 내가 쏠께"
이런식으로 쏜다고 하지요..
주로 한사람이 모든 계산을 하는 편입니다.
물론, 전부 다 그렇치는 않치만 제가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것도 같지만, 한사람에게만 너무 많은 부담을 준다는것은 바람직하지 못함이 틀림없습니다..그런면에서는 더치페이가 좋은것 같고, 너무 개인주의적인 것만 같은 면에서는 더치페이가 별로 좋은것 같지 않고..철저히 자기만 알기 쉬운 요즘같은 이기주의가 발달(?)한 시대에 그나마 그런식으로 나마 정을 나누는 것 같아서 지금의 우리가 좋은것도 같은데..
글쎄요 판단은 자신이 하시기 바랍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쪽으로 흐를뻔 했는데요..
그렇다면, 제가 더치페이를 싫어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지금 부터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야간 근무시간이 지나고 새벽에 알바와 교대를 할때면, 피방의 금고에는 1,000 원짜리를 포함하여
영업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의 잔고를 남겨 둔다.
그리고 오후 저녁때 알바와 근무 교대를 하면, 1.000원짜리가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날의 잔돈은
전부 집에다가 두고 오게 되는데, 오후에 아이들이 별로 없는 날에는(특별히 별다른 일 없이 아이들이 없는 날이 있다.) 항상 잔돈이 말썽이다.
이런날은 계산 하는 사람마다 만원짜리 지페를 내민다. 정말 이상한 날이다.
4사람이 들어온다..
신나게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일어선다.
요금 1인당 천원씩..
금고에는 잔돈도 별로 없는데..전부 각자 계산이다.
것도 만원짜리로만..
더치페이 싫어 하는 간단한 이유이다.
잔돈 없어서 죽을 지경인데..전부 각자 만원 짜리 내고 계산 한다고 하니...ㅠㅠ
천원 짜리 없는 날은 전부 만원 짜리로 계산을 한다.
어떻게 알았을까?
잔돈 얼마 안남았다는 것을ㄹㄹㄹㄹ..전부다 만원 짜리 뿐이다.
30분 하고 일어나는 나영이도 아빠 한테 용돈 받았다고 만원짜리를 가지고 왔다.
늘상 한시간만 정확히 하고 일어나는 성일씨도 오늘 따라 만원짜리이다.
어느새 시간은 12시를 넘기고, 금고에는 천원짜리가 딸랑 석장....
이제는 단체 손님도 무섭고, 계산하러 나오는 손님도 무섭다.
혼자 다 내도 돈만원이면 족한데..누가 더치페이를 우리나라로 들여왔는지...
속이 타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주머니를 뒤져서 꼬깃꼬깃한 천원짜리를 찾기 시작하고 계산하는 손님마다 잔돈으로 달라고
애원도 해보지만, 결국에는 새벽시간에 꼭 와서 한시간씩 고스톱을 치고 가는 아가씨에게 거슬러 줄 잔돈이 없어서 외상처리 하고 말았다.
그런데 꼭 천원짜리만 말썽일까?
아니다, 100원짜리가 모자랄때는 또 전부다 100원짜리만 가져간다.
1,100원이 나와도 2,000원을 내고 1,200원이 나와도 2,000원을 낸다.
그것도 전부다 더치페이이다..1,100 원짜리 5명..백원짜리 동전이 45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이다.
"백원짜리 하나 없으세요?"
"네, 없는데요.."
"끙..그냥 천원씩만 주세요.ㅠㅠ"-------500원이 그냥 날아 간다.
"아저씨 전화 걸게 백원짜리 좀 바꾸어 주세요"
"백원짜리는 없고, 50원자리로 드릴께요.."
자판기를 열어서 100원짜리 동전을 탈탈 털어보지만, 얼마 못가서 백원짜리는 바닥이 나고
결국에는 천원미만의 단위는 그냥 허공으로 날아 가버린다..
백원짜리도 없고 천원 짜리도 없는 날은...헉,,완전한 죽음이다.
더치페이야 !.....나는 니가 정말 싫어 !

비슷한 경우..
담배 한보루 남은 어느날 밤 12시..
계산 하고 나가다가 다시 돌아온 손님..
"담배 두갑만 주세요"
여덟갑 남았다.
스타 하는 두 남자 손님.
"아저씨..여기 담배 두갑만 주세요.."
여섯갑 남았다.
또 계산 하고 나가는 손님..
"담배 한갑 주세요."
5섯갑 남았다.
이제 부터 남은 손님들은 왕꼴초 손님들인데.....이 긴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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