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떡밥 먹은 가물치...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도망,,그 후유증
18번에서 포트리스 하는 사람이 있다..지금 까지 계산 금액이 13,000원..
자꾸 얼마 나왔는지 물어본다...예전에 한번 왔던 사람 같기는 한데...
무척 신경쓰인다..중간 계산 하자고 할까? 지난번 도망 사건 이후 사람 의심하는 버릇이 증폭 된것 같다..이러지 말아야지...
잠깐 재털이를 비우는 중인데..누군가가 계단을 급하게 내려간다.
"후다닥___" 얼핏 보니까 하얀 옷을 입었는데 18번 그사람이 틀림없다.
어어..어디가세요? 말도 제대로 안나온다..죽어라 뛰어서 내려갔다...어디가세요??
이말만 외치면서..그사람은 뒤도 안돌아보고 냅다 뛰어간다..
(넌 잡히면 죽었어.)
1층 현관앞에서 그사람이 돌연 멈추고 뒤를 돌아다 보는데..으이그..
종영씨잖아...어!어 어디가요??
멋적게 웃으면서 얼른 우편함을 뒤적거렸다..
"이 넘의 전화요금 고지서는 어디로 간거야??" 혼자서 중얼 거리면서...
영문 몰라 하는 종영씨를 뒤로 하고 3층으로 올라와서 18번을 보니 ..아무일 없이 포트리스 삼매경에 빠져 있다..
갑자기 몰려 오는 허탈감..다리에 힘이 쪽 빠지고..등짝에는 땀이 솟는다..
따라 올라오는 종영씨 에게..황당한 미소를 보내고..다른일 하는척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
(그냥 3층에서 전화받지..뭐하러 1층까지 뛰어내려가서 전화를 받아가지고...흑흑)
틀림없는 도망 후유증이다...
거기다 운동 부족인가 보다..겨우 계단 몇개 뛰어 내려갔을 뿐인데..이렇게 힘이들다니...
이렇게 오늘 하루도 시작 되었다...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 까지 근무를 하다보니..나에게는 하루의 시작이지만..다른 사람들에게는..
나른한 오후이다..괜히 나혼자서 단골 손님들에게 굿모닝을 외치며 돌아다닌다..
오늘은 정말 너무 더운 날씨이다..
오늘따라 손님들이 풀로 차서 돌아가다보니..모니터와 컴퓨터에서 나오는 열이 피시방안에 가득하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도 헉헉댈 수 밖에 없는 날씨이다.
멍하니 앉아서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을려니 더더워지는 것 같다..
하드만 열심히 축내면서..(컴퓨터 하드말고, 아이스크림을 말함)
무더위를 달래고 있자니..예전에 자유롭게 놀러 다니던 시절이 생각이난다..
아무때나 가고싶을때 떠날 수 있던 그런 시절 말이다..(불과 몇년전이지만 무지 오랜 세월이 흐른것 같이 느껴진다)
이*종씨 한테 폰을 때렸다..(<------내가 군제대하고 첨 직장 생활 할 때..공장장..
그후로 그와의 관계(?)는 *알친구 이상..정말 돈독한 관계로 지내고 있다..내가 무슨일을 부탁하던지
언제든지 달려와줄 그런 친구)
"휴가 잘 갔다왔어?"
"어 ! 웬일이야..나는 잘갔다왔지......"
서해바다 어디쯤에 있는 섬이라고 했는데 잘모르겠다..
"조케따...나도 휴가좀 가고 시픈데....아! 그리워라."
"어허, 이친구가 배가 불렀구먼...돈이나 열심히 벌어!"
"글쎄 말이야, 배가 불렀나봐..그래도 슬슬 좀이 쑤셔서...미쳐요..본격적인 여름인데, 아무데도 못가고, 쌓이는것 같애.."
"하긴, 그렇겠지.."
"나중에 한번 들려..날씨 더워서 일하기 힘들겠네.."
"그래.." 딸깍.
조립식 건물, 칸막이,<--------공사 하러 다닐때는 여기저기 많이도 돌아다녔는데..심지어 제주도 까징..
예전에 양양에 있는 콘도에 화장실 칸막이 공사하러 갔을때가 생각난다.
이*종씨는 잠시 일때문에 2차에 합류하기로 하고 내가 선*이(*종씨 동생.지금은 홍천에서 싸이카 타고 있다)를 데리고 먼저 양양에 도착하였다..
담당자를 만나서 현장에 갔는데...평상시 같으면 그냥 뻐기고 했을 일인데..
그때가 한참 휴가철이었다..웬지 일하기 싫은 그런 계절이었다..
그냥 이핑계, 저핑계 합리화 시켜 가면서 일 안할 핑계거리를 만들기 급급했다..
(그때는 한참 건축경기도 좋을때고 우리 기술은 고급기술이었다..)
어쨌거나 *종씨가 올때 까지는 뻐겨 봐야지...
능률도 안올라서 평상시의 반가량밖에는 진도가 안나간다.."뭔놈의 자재가 이래"
선*이 와같이 투덜대면서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저녁때가 되었다..
*종씨도 내려오고 밤 10시 넘어서 추가 자재가 내려왔는데...
이자재가 말썽이었다...이런자재로 일하려다가는 계획보다 이틀은 더해야 할듯...
에라 모르겠다..일부러도 오는데..이곳까지와서 그냥 일이나 할 수는 없으리라..
담당자에게 전화 해서 "우리 이런 자재로는 일 못하니까 우리 볼 생각 하지 마쇼" 하고는 그냥 경포대로 달렸다..
깜깜한 밤중에 호숫가에 차를 대고 방울 낚시를 꺼냈다.
그당시 *종씨와 내차 트렁크에는 항상 무거운 공구와 함께 방울낚시를 비롯하여 하루 이틀은 밖에서
버틸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었다..
슈퍼에서 사온 라면을 꿇이면서 동시에 떡밥을 개서 방울을 던져 놓았다..
주변은 텐트촌이라서 시끌벅적 하지만 방울낚시의 특성상 아무리 떠들어도 멀리 던져 놓으면 되니까...그런대로 어망속에는 발갱이를 비롯해서 씨알 좋은 붕어도 제법 잡아 놓고 있었다..
어느덧 새벅은 밝아오고..아침 라면을 끓여서 막 입으로 떠넣으려는 순간..
조금전에 잠시 울렸던 방울낚시를 무시하고 그냥 놔두고 있었는데..
글쎄 이놈이 마구 호수속으로 들어가는것이 아닌가?
"어어어..." 나는 어어 소리만 연발하고 있었고..*종씨가 그렇게 순발력이 좋은줄은 그때 알았다.
*종씨가 잽싸게 엎어지듯이 달려가서 낚시를 잡았다..
"헉..대물이다"
빨려들어가는 낚시줄...*종씨는 땡기고 나는 감으면서 열심히 대물과의 싸움을 벌였다..
저 멀리서 물보라가 인다..진짜 대물이었다..
약 50미터 이상 멀리서 그넘이 잠시 얼굴을 보여 주고 사라진다...시커먼 얼굴..저게 과연 무엇일까?
다행히 바늘이 단단히 걸린듯...낚시줄이야 워낙 두꺼운 줄이니까 걱정이 없지만..
바늘이라도 휘어질까봐 걱정이다..
30여분의 밀고 땡기기후에 그넘을 건져 올리 수 있었다..
가물치였다...떡밥에 가물치라..? 금방 상황 판단을 할 수 있었다..
...떡밥먹다가 걸린 붕어를 아침식사로 꿀꺼덕 삼킨 멍청한 가물치...
우르르...사람들이 모여들었다.."야 -@@- 저게 모야??.."
그넘은 정말 무시무시하게 커다란 입을 가지고 있었다..이빨도 날카롭고...목구멍 깊숙히 박힌 바늘을 빼느라고 고생고생하였다....줄자로 재보니 67센티 미터...언듯보기에 어른 허벅지 만한 굵기였다..
튼튼한 줄로 넥타이를 매서 경포호에 넣어두었는데...
소문이 나서 이사람 저사람 와서 들추어 보다보니까...
자기 몸무게에 의해서 아가미가 찢어져서 오전을 못버티고 죽고 말았다...
-------------------------------------------------------------------
잠시 생각에서 벗어나서 현실속으로 돌아오니...찌는듯한 피시방이다.
모니터의 열기와 본체의 열기는 24시간 에어콘 두대를 가동시켜도 모자랄 지경이다..
올여름은 그냥 그렇게 나고 내년에는 에어콘을 하나 더 놔야할 것 같다...
피서도 못가는데 여름 감기라도 한번 걸려 봐야지..^^
전기값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지만..그래도 작년에 비하면 적게 나오겠지..
돈들여서 전력을 증설한 효과가 있으리라...
작년 12월인가? 거금 오십만원을 들여서 증설하였으니 이제 본전 뽑을 때가 되었구나..
날씨가 워낙 더우니까 컴퓨터들이 종종 반란을 일으킨다...
이넘들아! 날보고 어떻게 하라고? 니들이 열좀 작작내던지 해야지...
가끔씩 케이스를 열어보면..후끈후끈 하다 못해서 vga같은 경우는 계란이라도 삶을 정도의 열이 난다..벌써 vga가 몇개나 나갔다..지금도 하나 나가 있는데 용산 갈 시간도 없고...ㅠㅠ
그냥 며칠 더 버텨 봐야지..
정말 더워도 너무 덥다..헉헉헉..
그래도 음료수가 잘팔리니까 좋기는 좋다..헤헤
열대야에 잠못이루는 사람들이 몰려 들어서 피방안이 꽉차는 상상을 하면서...


'피시방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험한 아이들...  (0) 2003.06.09
담배 안팔기..  (0) 2003.06.09
수표도 돈인데...  (0) 2003.06.09
피시방 이렇게 시작했다...2  (0) 2003.06.09
담배를 끊을까? 말까?  (0) 2003.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