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디투 확장팩..

두리아빠119 2003. 6. 9. 11:13
공백기에 접어든듯하다..
아니, 권태기에 접어 들었나보다..
어떤 일이든지 권태기가 있는 것인가?
글 쓰는 일에도 적용되는 이야기 인가?
예정된 시간에 글을 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핑계일 따름인가?
우리 피무벌 독자분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오늘의 이야기는 별로 재미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피방이기 때문에 겪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 이지요..게임 하나에 목메다는 약자 일 수 밖에 없는 게임방..그게 바로 피방이랍니다..

이 칼럼을 처음 부터 읽으신 분들은 디투가 무엇을 이야기 하는 지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디투 확장팩이란 바로 디아블로2의 확장이라고 보면 된다.
디아블로라는 게임..
정말 대단한 게임이다.
메마른 대지에 단비 처럼..피시방이라는 메마른 대지를 흠뻑 적셔 주었다.
우리집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일년동안 곰곰히 되돌아 보면, 디투가 없었더라면 저 사람들이 과연 무엇을 하면서 피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하는 적이 많았다.
스타크래프트나 포트리스 이후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임이 없었는데..
디투는 스타 만큼이나 엄청난 게임이었다..
디투가 처음 발매 되었을때만 하더라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기에..
사람들의 반응을 보아 가면서 조금씩 자리를 늘려 오지 않았던가?
그렇게 조금씩 늘려온 디아의 자리가 지금은 거의 전좌석을 차지 하고 있다.
유행이라고 하여야 하나, 좁은 우리나라라고 하지만 각 지역별로 유행되는 게임도 전부 제각각인것 같다.
어느 동네에 가면 리니지라는 머그게임이 온통 유행이고, 어느 동네에가면 레인보우가 유행이고,
또 어느 동네에 가면 카스가 유행이고...우리동네도 역시 유행은 있었기에..
처음 디아가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몇몇 성인매니아급에서 디투를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거의 디투가 나온지 일년이 지나서야 초등 학생에게 유행이 퍼지기 시작한것 같다.
디아를 주종목으로 했기에, 포트리스나 리니지 바람의 나라 같은 유료 머그게임을 배제하던 우리집에는 학기 중에는 거의 초등학생과 중고생을 많이 보지 못했었는데..
어느 싯점에서 부터는 또 다시 디아의 열풍에 휩쌓였는지..아이들이 학교 끝나는 시간이 되면..
디아를 하기 위한 아이들로 가게 안이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이다.
정말 이렇게 밀려 들지는 몰랐다..
"아저씨! 디아..디아..디아.."
한 바탕 학생들로 몸살을 겪고 나면 나와 함께 밤을 지새워줄 성인 매니아들이 하나 둘씩 몰려 든다.이렇게 디아가 잠시도 쉴틈 없이 몸살을 겪기 시작한것은 확장팩이 발매 되기 불과 두달여도 안남은 싯점이었던 것 같다..
디투 유통회사인 한빛소프트 게시판에 확장팩 베타테스트 신청을 받는 다는 공지 사항이 떴다.
디투 베타 테스트는 우리나라 피시방 1,000 군데만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 다고 하였다.
가슴이 설레였다..
그깟 게임 하나에 흥분을 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베타 테스트를 놓칠 수는 없었다.
고객 지원실과 몇번의 메일을 주고 받고, 베타 테스트 신청을 하고..
기다리던 베타 테스트 발표일이 되었는데..
나에게는 메일이 오지 않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일년간 디아에 들인 공이 얼마나 큰데...
여기서 잠깐, 베타 테스트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

첫번째,디투 확장팩은 고사양을 요구 한다는 설이 있기에..몸으로 직접 확인하고
확장팩에 맟추어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디투가 발매되던날 128메가 메모리가 얼마였는지 아시는 분이라면 나의 심정을 알 수 있으리라..그당시 16만 9천원을 주고 메모리를 구입해야만 했던 쓰라림이 있다.
요즘 메모리 128메가가 2만 5천원 정도 하니까..그 당시나 지금이나 제조 원가가 그렇게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을 텐데, 그 당시는 정말 왜 그렇게도 비쌌는지 모르겠다.
디아 특수 때문이었나...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미리 최적 사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베타를 꼭 해야만 했다.

두번째 이유는...쩍팔려서이다.
디아블로 공식 홈페이지에 링크되어있는 피방에 베타 테스트 시디 하나 없어서야 무슨 망신인가?
많은 디아 팬들이 들어오는 우리 홈페이지에 확장팩 정보를 올려야 하는데..
여기 저기서 꿰마출수도 없고, 직접 해봐야만 하지 않겠는가?

세번째 이유..
디아블로 확장팩을 빨리 해보고 싶어서 이다.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확장팩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지사..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남들 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확장팩을 해 보고 싶다는 이유 였고, 우리 집에 오는 모든 디아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호가장팩의 맛을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여간에, 베타 테스트로 선정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무척 아쉬워하면서 디투를 하던 어느날..
일찍 점심을 먹고 가게에 나가니 한빛에서 등기 우편이 와 있는게 아닌가?
헛,..그냥 봉투를 급하게 찢고 보니 안에는 베타 시디가 들어있었다..
그것도 장장 3개의 시디가 들어 있었다.
국내에 들어온 천개의 시디중에서 3개가 우리집에 할당이 된 것이 었다.
전국적으로 피방이 2만 7천개를 넘어 섰다고 하는데..
27대1의 경쟁률을 뚫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베타테스트를 시작 할 수 있었다..
확장팩 베타 테스트..
정품 확장팩이 발매되기 까지 약 한달 보름간의 베타 기간..
수없이 많은 스크린 샷으로 인하여 웹호스팅 업체에서 경고를 받기도 하고, 서로 베타 자리에 앉으려는 눈에 안보이는 모종의 경쟁도 있었고, 베타 시디를 훔쳐가려는 모종의 사람들도 있었지만,
확장팩이 전작 디투에 비해서 훨씬 고사양이 아니라는 것을 일찍 체험할 수 있었기에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가장 최소한의 비용으로 할 수 있었고, 분명히 뜨는 게임이 될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질 수 있었다
지금은 확장팩이 나온지 열흘이 넘었다.
사재기에 의함인지 아니면 유통업체의 농간인지, CD값이 천차 만별이다.
더구나 피방에 보유 할 수 있는 전체 이용가 는 품귀 현상도 벌어지고, 시디 값도 발매일에 비해서 엄청나게 올랐다고 한다.
뭔가 비 정상적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만큼 지금의 피방은 현실이 좋치 않은듯하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프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가지 게임에 목메다는 듯 한 느낌에 안타까울 뿐이다..전문화된 피방도 중요하지만, 컴퓨터라는 것은 무한한 능력과 다재다능한 능력이 있다.
한가지에 치우침 보다는 다변화로 나가는 것이 더 안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치 않은듯 하니 그게 또 문제 이다.
전문화와 다변화..두가지를 조화롭게 꾸려 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인지..?
어쨌든 우리집은 디아블로 만큼은 전문화가 이루어졌다..그러나 댜블을 하는 사람들이 없는 날은 어쩔것인가?..댜블의 베틀넷이 다운 되는 날은 어쩔것인가?
생각하기도 싫은 전문화의 무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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