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emergency..!!

두리아빠119 2005. 12. 17. 08:02

저녁을 먹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메신저로 대화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꽝하는 소리가 났다.

하루에도 몇번 씩이다(어제는 할아버지가 화장실에서 넘어 지셔서 다칠뻔 하였다)

후다닥! 욕조로 달려 가 보았으나 아무도 없다.

다시, 리빙룸으로 달려가보니 할머니가 넘어 져 계셨다.

상태를 확인 해보니 이마 부분이 찢어져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대충 상황을 보니, 손녀들이 놀러와서 거실에서 잔다고 하니까...

아이들과 같이 주무시려고 이불을 가지고 나오시다가 이불에 걸려서 넘어지신거다.

그러나, 넘어지면서 거실 유리 도아에 머리를 부딪히셨나 보다.

다행히도 유리가 깨지지 않아서 큰 부상은 아닌 듯 싶었지만, 알미늄의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혔고 연세가 있으신 분이라, 어찌 될 지 몰라서 병원으로 후송 하기로 결정 하였다.

식구들에게 모발로 연락을 취한후, 어머니를 부축하여 차로 모셨다.

시간은 벌서 10시가 넘었으니 밖은 한 밤중이다.

다행히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들 모아 응급 센터가 있다.

비상 깜빡이를 깜빡이며 초고속으로 달렸다.

차도 별로 없는 시간이라 5분만에 응급실에 도착 했다.

현관으로 들어 가자 마자 키위 의사가 뛰어 나와서 어찌된 일인지 묻는다.

넘어져서 다치셨다고 하니, 상처를 한 번 보더니 거즈를 붙여 주고는 휠체어를 갔다 준다.

간단한 인적 사항을 적어 주고 나니, 통역이 필요 하냐고 물어 보길래, 필요 없다. 곧 누나가 올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응급실로 침대로 옮겨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사실, 어머니는 신장의 기능이 거의 없는 상태라 집에서 하루에 세번씩..

(이해 하기 좋게 이야기 해서) 자가 투석을 하시는 아주 중병 환자이기에 섣불리 아무 약이나 사용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여기에 온지 얼마 안되고, 언어 역시, 중요한 사항을 이야기 하기에는 많이 딸리는 상태라..

작은 누나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20-30분 후 도착한 누나의 설명에 의해, 그곳의 간호사가 간단한 체크를 한 후, 어머니의 병력을 컴터에서 찾아 보겠노라고 하였다.

대체적으로 머리를 다친 환자는 4시간 정도의 관찰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상태를 물어 보니, 약간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였다.

그사이에 피는 멈추었고, 상처는 그리 깊지는 않은 것 같았으나, 혹시라도 모를 뇌진탕의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 일단은 기다려 보는 수 밖에..

그러는 중간에도 가끔씩 앰블런스가 도착하여, 응급환자들이 들어 오는 소리가 들렸다.

약 3시간후, 닥터가 와서 어머니의 상태를 관찰 하고..찢어진 수준도 스트래치 정도 일 것 같아서

꿰매지는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아무런 소독도 하지 않는다..

(한국 같았으면 벌써 주사도 두방 정도 놓고, 소독부터 하였을 텐데..갸우뚱)

약 30분 정도를 더 기다린 후에, 파나돌을 두 알 갔다 주면서 이제는 집에 가서, 푹 주무시고

혹시라도,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하시거나, 또는 토하거나, 아침에 일어날 시간에 일어나지 않는 다면 앰블런스를 불러서 병원으로 와야 한다고 하였다.

파나돌은 이 나라에서는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인가 보다..

어디가나 파나돌....진통제 인가? 해열제 인가? 감기약인가? 소염제 인가?

하여간, 한국식 사고 방식으로는 잘이해가 가지 않는 방법이지만..여기서는 이렇게 통용이 되니

그냥 인정할 수 밖에..

한국에서는 금속물질에 찢어지거나 상처를 입어서 병원에 가면 파상풍 주사가 우선이다.

파상풍 주사는 목적이 예방 목적이기에 의료보험도 안되었었다.

지금은 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아프기는 또 무지하게 아픈 주사이다. 엉덩이가 뻐근 할 정도로 아프다.

그런데, 뉴질랜드에는 파상풍 균이 존재 하지 않는 것인가?

뭐가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옇튼, 응급실을 나오니 2시가 넘었고, 밖에는 비가 쏟아 지고 있었다.

주차장으로 가서 페이를 하고(여기도 24시간 주차 요금을 받는다.)-4불 60 센트--

차를 가져와서 어머니를 태우고 집으로 왔다..

이렇게 응급 상황은 종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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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들어 가 있다 보니, 지난 2001년에 있었던 상황이 떠올랐다.

2001년 여름 이었던것 같다.

그 당시에는 나는 여행사에 있었고, 아이들은 오랑가 스쿨에 다닐 때 였다.

어느 일요일,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에 놀러 갔었다.

수영장 이름이 생각 나지는 않치만, 파도 풀장이라고, 주기적으로 풀에 파도가 치기도 하고, 실내 미끄럼틀이 있는 곳이었다.

미끄럼틀..정말 스릴 있지만, 그 곳 미끄럼틀은 컴컴한 굴 속을 통과 하는 듯 하여 별로 타고 싶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두번째 타게 되었다.

맨 앞에 아들, 그 뒤에 나..내 뒤에 딸..이렇게 셋이서 한 그룹이 되어 미끄러져 내려 갔다.

컴컴한 곳을 통과 하는 순간,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헉..엄청난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미끄럼틀안에서 어떤 키위남자 아이가 거꾸로 올라 오고 있었고, 맨앞에 있었던 우리 아들의 머리 오른 쪽 부분과 그아이의 어떤 부분과(물론, 머리 였을꺼라 짐작한다..아주 아주 단단한 돌머리) 부딪혔던 것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컴컴한 동굴 속이 더 컴컴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아이의 머릿속에는 별이 번쩍 거렸겠지...

미끄럼틀을 내려와서 아이의 머리를 보니 엄청난 혹이 불거져 있었다.

정말 그 근처에 있었던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의 주먹만한 혹이 붙어 있었다.

거꾸로 올라 오던 아이는 약 4살 가량의 남자 아이였는데, 일단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보였다..그 즉시 식구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아들을 한쪽 벤치에 눕혀 놓고, 수영복을 갈아 입히고 따뜻한 옷으로 덮어 주었다.

수영장에 놀러 왔던, 키위 아주머니가 아주 걱정스럽게 아이를 보살펴 주고, 나는 딸과 함께

탈의실에 가서 옷을 갈아 입었다.

수영장에서 불러준 앰블런스에 아이를 태우고, 상대방 아이를 찾으니 벌써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아마도 아이가 거꾸로 올라 오도록 방치한 보호자의 책임을 회피 하기 위해서였으리라..양심 없는 인간..)

할 수 없이 곧 바로 스타쉽이라는 오클랜드 시티에 있는 어린이 전문 병원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고, 통역을 불러 준다고 하였다.

일단, 엑스레이를 찍고, 어젯밤 어머니 때와 마찬가지로 약 4시간 정도 상태를 관찰 하였다.

통역이 도착하기전에 작은 누나가 도착하여 4시간을 기다린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의 사항을 들은 후 집으로 돌아 왔다.

뭐,,별다른 치료는 없었다. 주사도 한방 안맞고, 약도 하나 안먹고..

그냥 사진 몇번만 찍었을 뿐이다.

몇년이 흐른 지금 아들의 머리에는 아직도 약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물론, 이 나라에서 일어난 사고는 돈 한푼 들어 가지 않는다.

유학생 신분이었던 아이들이 었지만, 모든 것은 무료 였다.

그러나, 아무런 치료도 없이 그냥 관찰만 하고, 나머지는 자연의 신비로운 치유력에 맞겨 졌던 것 같다..내가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다음날인 월요일, 학교에 결석한다는 레터를 보냈던 것 분이다.

그것도 단 하루 결석 하고, 화요일 부터는 학교에 갔었다.

아! 신비의 자연 치료 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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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황이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해 사진 첨부는 없습니다.

시간 날때, 미들모아 병원을 지나 가며 사진을 찍어서 다시 첨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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